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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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화학그룹 이네오스의 창립자인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71)가 잉글랜드 프로축구(EPL)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지분 25%를 인수했다.

맨유 구단은 25일(한국시간) "랫클리프가 회사 지분을 25%까지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랫클리프는 글레이저 가문이 보유한 맨유의 클래스B 주식 25%, 클래스A 주식의 최대 25%를 인수하게 되며, 글레이저 가문과 클래스A 주주는 동일하게 주당 33달러를 받게 될 거라고 구단은 설명했다. 거래는 EPL을 포함한 관련 승인 절차를 거쳐 완료된다.

아울러 랫클리프가 홈구장인 올드 트래퍼드에 3억 달러(약 3909억원)를 별도로 투자할 예정이라고 구단은 전했다.

맨유는 2005년 미국 스포츠 재벌인 말콤 글레이저에게 인수됐고 2014년 말콤이 세상을 떠난 뒤엔 자녀들이 공동 구단주를 맡아 왔다. 2013년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은퇴한 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면서 레이저 가문 퇴진 여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글레이저 가문은 지난해 11월 "클럽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면서 사실상 매각을 선언했다.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이슬라믹 은행(QIB) 회장 등이 뛰어들었던 인수전을 통해 랫클리프의 합류가 결정됐다.

맨유 이사회가 거래의 일환으로 클럽의 축구 운영 관리에 대한 책임을 이네오스에 위임하면서 팀에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맨유는 이번 시즌 EPL에서 9승 1무 8패로 8위에 그치고 있다.

이번 시즌 개막 이후 치른 공식전을 통틀어서는 26경기에서 11승 2무 13패를 기록했는데, 맨유가 크리스마스 이전에 13패 이상을 당한 것은 1930년 이후 무려 93년 만의 일로 부진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랫클리프는 잉글랜드 그레이터맨체스터주 페일스워스 출생으로, 맨유의 연고지 팬이다. 랫클리프는 "'로컬 보이'이자 클럽의 평생 후원자로서 계약에 합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클럽의 상업적 성공으로 최고 수준의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자금은 늘 확보하고 있었지만, 최근엔 이런 잠재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않았다"면서 "이네오스 스포츠 그룹의 글로벌 지식과 전문성, 재능을 가져와 클럽이 더 나아지도록 돕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금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공통된 야망은 분명하다. 우리는 모두 맨유가 잉글랜드, 유럽, 세계 축구의 정상에 오르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랫클리프는 2017년 스위스 프로축구 로잔 스포르를 인수했고, 2019년엔 이네오스를 통해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니스의 지분을 매입해 구단주가 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