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40년 만에 바뀌는 지하철 노선도의 최종 디자인을 25일 공개했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 40년 만에 바뀐다
새 노선도는 2호선을 원형으로 중간에 놓되, 수평·수직·45도 대각선만 허용하는 스타일(8선형·octoliner)을 도입한 점이 최대 특징이다. 8선형은 영국인 헨리 벡이 1930년대 개발한 도식화 방법이다. 깔끔할 뿐만 아니라 역과 역 간 관계가 뚜렷이 드러나 목적지를 찾기가 편리하다.

기존의 서울시 지하철 노선도는 1980년대 즈음부터 사용돼 왔다. 이후 노선을 계속 덧붙여 그리다 보니 늘어나는 노선을 추가해 표시하기 어려웠다. 지하철 선의 각도가 다양해 역의 대략적 위치를 파악하기 쉽지 않았고, 공항·강·바다 등의 위치와 번호 표기가 없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에 서울시는 새로운 지하철 노선도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 의견을 모았다. 여기에 지난 9월 시민 공청회를 거쳐 이번에 최종안을 확정했다.

기존에 태극 문양으로 표기되던 환승역은 신호등 방식의 표기로 바꿨다. 목적지를 따라갈 수 있도록 환승하는 노선의 색상을 나열하고 연결 고리 형태로 적용했다. 대략적인 역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한강과 서해를 표기했고 노선번호도 넣었다. 개선 사항을 통해 기존 노선도 대비 역 찾기 시간은 최대 약 55%, 환승역 길 찾기 시간은 최대 약 69%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특히 색약자, 시각약자 등 색각이상자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색상의 명도와 채도를 달리하고, 색상이 비슷한 경우엔 패턴을 채택했다. 테스트에 참여한 적록색약인 문모씨(33)는 “바뀐 노선도에선 특히 환승 구간에서 만나는 호선을 구분하기 쉬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새 노선도를 다음달 말 지하철 5·9호선 여의도역 스크린도어의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바뀐 노선도를 공공·민간 시설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다음달 시 홈페이지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시각 약자, 외국인 등 모두를 배려해 읽기 쉽다는 게 새 노선도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