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한국앤컴퍼니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개매수에 주주들의 9%만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MBK파트너스는 주주들로부터 최소 20.35%의 지분을 사들여 과반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절반도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게 됐다. 한국앤컴퍼니에 재차 공세를 준비 중인 MBK파트너스 측에 이런 공개매수 참여율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5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MBK파트너스는 이달 5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에 9% 내외 지분율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한국앤컴퍼니 주주로부터 20.35~27.32%의 지분을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효성그룹의 지원으로 방어 측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사실상 과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굳혔다는 관측이 시장에 퍼지면서 일반주주의 청약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22일 기준으로 조 회장 측 지분율은 47.22%에 달했다. 한국앤컴퍼니 지분 약 1.5%를 보유한 hy(옛 한국야쿠르트)가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않았고 올해 9월 기준 한국앤컴퍼니 지분 3.8%를 보유한 국민연금도 불참한 점 등이 저조한 청약에 영향을 미쳤다.

MBK파트너스 내부에선 예상보다 낮은 참여에 당황하면서도 이번 공개매수 실패를 ‘반칙패’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조 명예회장 등 조 회장의 우호세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시세조종과 5%룰 위반 혐의가 있었는지를 둘러싸고 법정공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위법 행위를 입증하고 가처분 등을 통해 방어 측 의결권을 일부 묶어둔 뒤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당국의 시세조종 혐의 조사 향방 등에 따라 다음 전략을 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어 측인 조현범 회장 측은 “MBK파트너스가 주도한 20일간의 공개매수 시도가 시장참여자에게 혼란만 줬다”는 점을 내세우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준호/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