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그린 산업 전망...재생에너지 ‘맑음’, 전기차·배터리 ‘감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그린산업 전반의 성장은 2024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산업별로 보면 재생에너지는 견조한 성장이 유지되지만 전기차는 감속 모드로 진입하고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그린산업의 업종별 명암 엇갈릴 수 있다
[한경ESG] 투자 트렌드
올해도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중국을 제외한 풍력·태양광의 설치 수요는 각각 55GW, 171GW로 2023년 대비 12%,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10년간의 풍력·태양광 설치에 대한 생산 세액공제, 투자 세액공제 지급 효과로 2023년부터 태양광 설치 수요가 증가했고, 풍력은 2024년부터 재성장을 시작한다.
유럽은 러·우전쟁 여파로 심각한 에너지 부족 문제를 경험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수입에 의존해온 석탄, 천연가스, 석유를 역내에서 자체 생산한 풍력·태양광·수소로 대체하기로 정책을 확정한 상태다. 리파워EU(REPowerEU)가 관련 정책인데, 2030년까지 EU 역내에 풍력·태양광을 약 1100GW 확보하고, 그린 수소를 연간 2000만 톤 확보하는 것이 중심이다. 따라서 EU의 재생에너지 설치 수요는 2023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고, 2024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예정이다. 전기차, 확장세 지속되나 감속 모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023년 34%에서 2024년에는 24%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판매 성장률은 37%, 중국은 24%, 유럽은 16%로 추정된다. 성장률은 여전히 높지만, 2024년부터 속도가 낮아지는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감속 원인은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인 EURO7 도입 연기,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의 보조금 축소, 캘리포니아의 자체 보조금 축소, 전기차업체의 투자 지연 등이 있다.
EU가 2025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강화된 EURO7 도입을 연기하면서 유럽 전기차업체의 전기차 출시에 대한 계획이 늦춰질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국가의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국가도 생겨났다. 독일이 대표적인데, 2023년 첫 판매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판단되고 2024년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조금을 예정보다 1년 이상 빠른 2023년 12월에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도 자체적 보조금을 대당 최대 7500달러로 하고 저소득층에만 유지하도록 축소했다. 폭스바겐, GM, 포드,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투자를 예정보다 축소하고 있다. 시장 성장 초기보다 까다로워진 소비자층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가격과 높은 품질,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정책 변곡점
2024년 그린 산업의 정책 변곡점은 미국 대선이다. 바이든 정부는 그린 산업의 황금기를 개막하게 한 IRA와 인프라 부양안을 확정했다.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그린 산업은 향후 10년간 고성장을 구가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반적으로 전망에 제동이 걸린다. 트럼프는 그린 산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며 화석연료와 내연기관차 육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2017~2021년 트럼프의 1기 재임 시 오바마 전임 대통령이 만든 자동차 행정명령인 연비 규제를 무력화했고, 화석연료에 대한 행정부의 규제를 완화했다. 그 여파로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2019년, 2020년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자동차업체들이 낮아진 연비 규제를 고려해 전기차 출시를 미루었기 때문이다. 연비 규제는 입법화가 아닌 행정명령이었기에 정책의 지속성이 낮다.
트럼프는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틈만 나면 부정적 언급을 지속했다. 하지만 의외로 트럼프 1기 재임기에 미국의 풍력·태양광 시장은 호황기였다. 오바마 임기 말에 5년간의 풍력·태양광 보조금 지급이 입법화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트럼프라도 입법화된 정책 어젠다를 되돌리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2024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기차 산업은 단기 위축되고, 재생에너지 산업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그린 기업, 글로벌 시장 주도
한국 풍력,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들은 글로벌 그린 시장에서 선두업체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풍력은 타워·하부구조물·해저 케이블 부문에서 선두에 있고, 태양광은 중국 업체를 견제할 몇 개 남지 않은 경쟁업체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는 유럽과 미국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미국의 IRA, 유럽의 리파워EU, 후속 대책은 그린 산업의 확대뿐 아니라 역내 그린 제조업체 육성 정책의 중심이 있다. 이는 글로벌 그린 산업의 절대 강자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한국의 그린 기업은 이미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했거나, 유럽과 미국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활발하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미국과 유럽이 역내 그린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을 최적의 파트너로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2030년까지 진행될 글로벌 그린 빅뱅에서 한국 기업이 주역이 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유럽은 러·우전쟁 여파로 심각한 에너지 부족 문제를 경험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에서 수입에 의존해온 석탄, 천연가스, 석유를 역내에서 자체 생산한 풍력·태양광·수소로 대체하기로 정책을 확정한 상태다. 리파워EU(REPowerEU)가 관련 정책인데, 2030년까지 EU 역내에 풍력·태양광을 약 1100GW 확보하고, 그린 수소를 연간 2000만 톤 확보하는 것이 중심이다. 따라서 EU의 재생에너지 설치 수요는 2023년부터 큰 폭으로 증가했고, 2024년에도 성장세가 지속될 예정이다. 전기차, 확장세 지속되나 감속 모드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2023년 34%에서 2024년에는 24%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판매 성장률은 37%, 중국은 24%, 유럽은 16%로 추정된다. 성장률은 여전히 높지만, 2024년부터 속도가 낮아지는 국면으로 진입하게 된다. 감속 원인은 유럽연합(EU)의 강력한 배출가스 규제인 EURO7 도입 연기,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의 보조금 축소, 캘리포니아의 자체 보조금 축소, 전기차업체의 투자 지연 등이 있다.
EU가 2025년부터 도입하기로 한 강화된 EURO7 도입을 연기하면서 유럽 전기차업체의 전기차 출시에 대한 계획이 늦춰질 것으로 판단된다. 주요 국가의 보조금이 축소되거나 폐지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는 국가도 생겨났다. 독일이 대표적인데, 2023년 첫 판매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으로 판단되고 2024년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보조금을 예정보다 1년 이상 빠른 2023년 12월에 폐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전기차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캘리포니아도 자체적 보조금을 대당 최대 7500달러로 하고 저소득층에만 유지하도록 축소했다. 폭스바겐, GM, 포드, 아우디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관련 투자를 예정보다 축소하고 있다. 시장 성장 초기보다 까다로워진 소비자층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합리적 가격과 높은 품질, 편의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선이 정책 변곡점
2024년 그린 산업의 정책 변곡점은 미국 대선이다. 바이든 정부는 그린 산업의 황금기를 개막하게 한 IRA와 인프라 부양안을 확정했다.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그린 산업은 향후 10년간 고성장을 구가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반적으로 전망에 제동이 걸린다. 트럼프는 그린 산업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이며 화석연료와 내연기관차 육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2017~2021년 트럼프의 1기 재임 시 오바마 전임 대통령이 만든 자동차 행정명령인 연비 규제를 무력화했고, 화석연료에 대한 행정부의 규제를 완화했다. 그 여파로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2019년, 2020년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자동차업체들이 낮아진 연비 규제를 고려해 전기차 출시를 미루었기 때문이다. 연비 규제는 입법화가 아닌 행정명령이었기에 정책의 지속성이 낮다.
트럼프는 재생에너지에 대해서도 틈만 나면 부정적 언급을 지속했다. 하지만 의외로 트럼프 1기 재임기에 미국의 풍력·태양광 시장은 호황기였다. 오바마 임기 말에 5년간의 풍력·태양광 보조금 지급이 입법화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트럼프라도 입법화된 정책 어젠다를 되돌리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감안하면 2024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전기차 산업은 단기 위축되고, 재생에너지 산업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그린 기업, 글로벌 시장 주도
한국 풍력, 태양광, 전기차, 배터리 관련 업체들은 글로벌 그린 시장에서 선두업체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풍력은 타워·하부구조물·해저 케이블 부문에서 선두에 있고, 태양광은 중국 업체를 견제할 몇 개 남지 않은 경쟁업체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전기차와 배터리는 유럽과 미국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미국의 IRA, 유럽의 리파워EU, 후속 대책은 그린 산업의 확대뿐 아니라 역내 그린 제조업체 육성 정책의 중심이 있다. 이는 글로벌 그린 산업의 절대 강자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한국의 그린 기업은 이미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했거나, 유럽과 미국에서 인수합병을 통해 활발하게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미국과 유럽이 역내 그린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한국을 최적의 파트너로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 2030년까지 진행될 글로벌 그린 빅뱅에서 한국 기업이 주역이 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