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한경DB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한경DB
“서울 다른 동네도 다 가격이 내리는데, 여기도 하락을 피할 순 없지요. 그런데 하락 폭이 주변 동네보다 크다보니 주민들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주 문의합니다.”(대방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서울 동작구 대방동 내 아파트 단지 사이에서 가격 하락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단지마다 몇 달 사이 가격 하락폭이 억대를 넘어서자 매물을 내놨던 집주인들이 가격을 더 내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청약 시장에선 ‘로또 청약’ 단지가 연이어 관심을 받고 있지만, 기존 아파트 사이에선 “내년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대방동 현대1차는 최근 전용 84㎡가 8억9500만원에 중개거래됐다. 지난 10월 같은 크기가 9억8000만원에 직거래됐는데, 그보다도 가격이 하락한 모습이다.

단지는 지난 8월과 9월 각각 9억9500만원, 9억6500만원에 거래되는 등 9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최근 하락 거래가 발생하면서 기존 매물의 가격도 일제히 내렸다. 대방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주변 단지들의 가격이 모두 내리다보니 내놓은 사람 입장에선 가격을 더 내릴 수밖에 없다”며 “하락폭이 커지면 매수 문의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그런 모습은 아직 없다”고 했다.

주변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대방동 대방1차는 최근 전용 84㎡가 12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8월 같은 크기가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3개월 사이에 2억2000만원 하락했다. 2021년 고점(15억7500만원)과 비교하면 차이는 3억원이 넘는다.

대방대림 역시 최근 12억원에 전용 84㎡가 거래됐는데, 지난 6월 거래가(12억4500만원)와 비교하면 2억4500만원 하락했다. 지난해 15억9500만원에 같은 크기가 거래되며 16억원선을 넘을 것이란 기대를 받았던 단지다.

대방동은 기존 아파트의 하락세와 별개로 올해 연이은 로또 청약 열기에 높은 관심을 받았던 곳이다. 올해 공공분양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서울 동작구 수방사 부지에는 255가구 모집에 7만2172명이 몰렸다. 이달엔 대방동 군부지가 다시 사전청약에 나서면서 예비 청약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분양 가격이 시세의 80% 수준에 형성되며 주변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공급될 전망인데, 최근 주변 단지의 가격 하락에도 차이가 최대 3억원에 달한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