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술도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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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주종(酒種)은 뭘까. 분위기만 놓고 보면 전통주라고 답할 만 하다. 지난 6월 국세청이 발표한 2022년까지의 ‘주류 출고량 현황’ 통계에 따르면 전통주는 2018년부터 유일하게 5년 연속 출고량이 증가한 술 종류였다. 전통주가 전체 주류 출고량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0.3%에서 1.6%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바람은 근처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의 주류 매대만 가도 느낄 수 있다. 처음 보는 형형색색의 다양한 전통주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유명인들도 전통주 사업에 속속 뛰어드는 중이다. ‘요식업계 스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대표적인 사례다. 백 대표는 지난해 직접 만든 막걸리 브랜드 ‘백걸리’를 출시하고 각종 방송에서 전국의 양조장을 다니며 전통주를 시음하는 등 다양한 관련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전통주를 소개하는 책인 <백종원의 우리술>을 펴낸 것도 그 일환이다.
전통주 관심많은 백종원 "전국 팔도의 술 좀 알려드릴께유" [책마을]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쪽의 3분의 1 가량은 한마디로 ‘전통주 개론’이다. 술의 종류와 원료, 만들어지는 과정, 소주가 가장 맛있는 온도, 계절에 맞는 술 등 전통주와 관련한 간단한 정보들을 적었다. 책이 전달하는 지식 수준은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와 큰 차이가 없지만, 친절한 말투와 삽화 등 풍부한 관련 자료 덕분에 즐겁게 술술 읽을 수 있다. 특히 막걸리 빚는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은 ‘쉬운 레시피’로 유명한 백 대표답게 매우 쉽고 상세하게 적혀 있어 참고할 만하다.

책의 나머지 부분인 3분의 2 이상은 우리술 생산자들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한산소곡주 명인 등 다양한 양조인들의 이야기와 전통주의 원료 격인 누룩을 만드는 곳들에 대해 적혀 있다. 형식은 인터뷰지만 내용은 인터넷 등에 이미 공개돼 있는 성분과 내력을 간략히 정리한 것에 가깝다.

“쉽게 쓰는 데 집중했기 때문에 정보의 깊이는 다소 미흡할 수도 있다”는 저자 설명대로, 이미 전통주를 잘 알고 사랑하는 애주가보다는 입문자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