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이제 꺾인다"…7개월만에 바뀐 소비 심리
향후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이후 지속된 상승기대가 꺾였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 전망 CSI는 93로 전월 102에서 9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1년 후 주택가격이 지금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상승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밑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부동산 관련 대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전국 주택매매가격 상승폭이 두달 연속 둔화되고 거래량도 부진했다"고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주택가격 전망 CSI가 100을 하회한 것은 지난 5월(92) 이후 7개월만에 처음이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등 정책금융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 자금이 흘러들면서 주택 매매가 활발해지자 이 지수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6월 100을 기록한 데 이어 9월 110으로 작년 4월(114) 이후 최고 수준까지 높아졌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07로 1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웃돈다. 아직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이지만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사람이 한달 전에 비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5로 11월(97.2)보다 2.3포인트 올랐다. 8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한 뒤 반등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2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11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보합을 기록한 소비지출전망을 제외한 5개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1월 보다 0.2%포인트 하락한 3.2%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10~11월 3.4%로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으로 전환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소비자물가상승률 흐름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달부터 물가상승률 하락세가 나타나면서 기대인플레도 하향 안정화되는 모습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조사는 이달 11∼18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