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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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4월 제22대 총선부터 공무원을 동원해 전수 수검표 방식을 도입하려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반발하고 나섰다. 선거 수당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전수 수검표 방식 도입은 사실상 헐값 노동을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전공노는 26일 성명을 통해 "쌍팔년도식에 허울뿐인 명분을 내세워 전 공무원 노동자에게 '헐값 노동'을 강요한다고 있다"며 수검표 방식 도입안을 즉각 폐기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내년 4월 총선부터 전수 수검표 방식 도입과 투표용지 하단에 투표관리관이 직접 도장을 찍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노총은 "2008 정부교섭 단체협약서'와 '2020 정부교섭 단체협약 실무교섭 합의'에 따르면 정부는 기초자치단체의 공무원이 전체 투·개표 사무원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며 "공무원만으로 100% 투·개표 사무를 담당하라는 정부는 '단체협약'을 그저 장난이라 생각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노총은 "내년에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사무원은 14시간 동안 화장실과 식사를 할 시간도 없이 일하는데, 이들의 수당은 13만 원에 불과하다"며 "지금도 최저임금에 한참 미달하는 수당을 주면서 억지로 꼬박 하루가 넘는 노동을 이어가고 있는데, 전수 수검표 방식 도입으로 인한 장시간 노동을 어떻게 버텨내라는 것인지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시간으로 환산하면 9290원 수준으로 내년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금액인데, 이에 비해 6시간 동안 투표 참관만 하는 참관인은 10만 원의 수당을 받는다"며 "일을 하는 사람에게 수당을 더 줘야 하는데 정부의 예산은 이상하게 책정되어 있다"고 성토했다.

공노총에 따르면 지난 제21대 총선에 동원된 32만 6000명의 투·개표 사무원 중 60% 이상은 공무원이다.

공노총은 "정부는 선거사무 강제 동원계획안을 즉각 폐기하고, 선거사무 개선에 대한 단체협약 내용을 즉시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