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기관투자가들이 일본 엔화 강세를 기대하며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일본은행이 내년 금융 완화 정책 기조를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인용해 세계 자산운용사들이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최근 한 주(19일까지) 동안 엔화를 순매수했다고 보도했다. CFTC에 따르면 같은 기간 헤지펀드들의 엔화 약세 베팅도 소폭 감소했다.

달러·엔 환율은 25일 달러당 142.34엔으로 이달 들어 3.95% 하락했다. 그만큼 엔화 가치가 올랐다는 의미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달러당 140엔대로 떨어지며 7월 말 이후 최저점을 기록했다.

앞서 19일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 -0.1%인 단기금리와 연 0±1%인 장기금리를 동결했다. 7월과 10월 회의에서 장기금리를 사실상 올리며 대규모 금융 완화 정책의 출구 전략을 모색하던 기조를 중단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일본이 내년 초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내년 미국 중앙은행(Fed),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 등 주요국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하와 일본의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 양국의 금리 차가 지나치게 빠르게 좁혀져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서기 전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일본은행의 다음 금융정책결정회의는 내년 1월 23일과 3월 19일이다. 스즈키 히로후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수석외환전략가는 “1월 회의에서 일본은행이 기조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에 자산운용사들은 엔화 매수 포지션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