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기업인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가 ‘통합 플랫폼’을 구축한다. 두 회사가 2025년부터 ‘하나의 뼈대’를 기반으로 건설 장비를 생산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통합 플랫폼으로 건설기계 시제품을 생산해 시험 및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 초 건설기계 중간 지주회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신설한 연구개발(R&D) 조직인 기술원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산하 자회사들은 통합 플랫폼을 바탕으로 플래그십 장비를 먼저 생산한 뒤 중형, 대형 등 등급에 따라 통합 플랫폼을 적용한 장비를 출시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기아가 동급 차량을 같은 플랫폼에서 생산하고 다른 디자인을 적용해 각각 판매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다.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시너지 극대화’ 경영을 강조한 데 따른 것이다.

이들 기업은 제조뿐 아니라 영업과 구매 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에도 나섰다. 두산그룹에서 인수된 HD현대인프라코어와 기존 계열사인 HD현대건설기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딜러망을 따로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합해 글로벌 시장 판로를 넓히는 동시에 효율성도 높이겠다는 취지다.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면 비슷한 부품을 쓰게 돼 원부자재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생산하는 건설기계용 엔진을 HD현대건설기계도 쓰기로 했다.

기술 개발, 부품 구매, 영업 관리에 쓰이는 자원을 절약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투입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각 사 플랫폼을 통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캐터필러 등 톱티어 기업과 본격적으로 경쟁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