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 26일 오전 10시 35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그룹이 “해운업 불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HMM의 배당을 최소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HMM 인수가 마무리된 뒤에도 팬오션과 HMM을 합병하지 않고 독립 경영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26일 “HMM 본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 사실과 다른 의혹과 부당한 추측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다”며 이런 내용의 HMM 인수 관련 입장문을 냈다. 하림은 입장문을 통해 “13조원에 달하는 HMM의 유보금은 HMM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최우선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게 그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팬오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인수합병(M&A) 이후 5년 동안 배당하지 않은 전례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림은 논란이 된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 요구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하림은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잔여 영구채에 대한 의견 제시는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며 이는 추후 협상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며 “영구채 주식 전환 유예를 통해 추가 배당금을 받을 의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인수 주체인 팬오션과 HMM을 인수 이후 합병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하림은 두 회사를 독립 경영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하림그룹 고위 관계자는 “하림이 계열사를 키우고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법은 서로의 강점을 벤치마킹하면서 계속 경쟁하는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HMM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더라도 팬오션과 HMM은 계속 선의의 경쟁자로 남게 된다”고 말했다.

하림그룹과 매각 측은 지난 21일 주주 간 계약 조건을 협상하기 위해 킥오프 미팅을 했다.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 주재로 양측 자문사가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 처음 이뤄진 미팅인 만큼 이날 양측은 서로의 의견 차이만 확인하고 협상을 마쳤다.

매각 측은 이날 협상에서 하림 측 수정 제안을 대부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림은 일부 조건에서 양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