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가 설립 이후 동북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성장하기까지 세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그 첫 번째가 코웨이다. 2012년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내놓은 코웨이 딜에서 롯데쇼핑 GS리테일 등 쟁쟁한 대기업을 제쳤다. 압도적 가격인 1조1900억원을 제시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MBK의 진가는 오히려 그 이후 드러났다. 윤 회장은 건설, 태양광, 저축은행 등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그룹이 흔들리며 코웨이를 매각해야 했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MBK와 본계약 협상을 하던 막바지에 돌연 그룹을 법정관리에 넣겠다고 선언하며 초강수를 뒀다. 자신이 법정관리인이 되면 경영권을 더 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MBK는 소송전을 선언하고 법원 판결을 이끌어내 그해 말 강제로 코웨이 매각을 성사시켰다. 대기업의 조력 없이는 인수합병(M&A)이 불가능할 것이란 기조가 강하던 한국 시장에서 대주주와의 갈등을 불사하고 거래를 성사시켰다.

두 번째는 2년 뒤 홈플러스 딜이었다.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와 싱가포르 테마섹 등 국내외 초대형 기관투자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유력한 인수 후보이던 KKR-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을 따돌리고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단독으로 7조6800억원의 국내 최대 M&A 기록을 새로 세웠다는 그 자체가 충격적인 일이었다.

이런 공격적 M&A 전략은 한국 시장에서 끝없이 ‘포식자’ 면모를 과시하는 게 MBK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김병주 회장의 판단에 근거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매각이 백지화됐지만 게임사 넥슨의 지주사인 NXC 인수전에선 넷마블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가로 9조6000억원을 제시했다. 몸값만 8조원에 달하는 카카오모빌리티 인수전에도 단독으로 뛰어들어 협상장에 앉았다.

마지막 변곡점은 올 들어 실시한 잇단 공개매수다. 올초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성공에 이어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시도는 MBK가 아니면 상상하기 어려운 딜이다. UCK파트너스와 손잡고 2조2000억원에 달한 오스템임플란트 공개매수 자금을 댈 수 있는 PEF는 MBK가 사실상 유일했다. 이번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대주주를 겨냥할 수 있는 PEF는 MBK 외에 찾아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지배구조 차원에서 명분이 서면 MBK는 언제든지 거액을 투자할 준비가 돼있다는 걸 시장에 알린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은/차준호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