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 인텍플러스 대표 "반도체 검사장비 기술, 2차전지로 확장" [기업탐방]
이상윤 인텍플러스 대표
이상윤 인텍플러스 대표
“반도체와 접점 사이에 0.01mm만 오차가 나도 수백만원어치 상품이 불량품이 됩니다. 이 오차를 잡아내는 기술은 저희 인텍플러스가 세계 정상입니다. 이젠 매출 다각화를 위해 2차전지 사업도 더욱 넓혀나갈 겁니다.”

이상윤 인텍플러스 대표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2011년 상장한 반도체 검사장비업체 인텍플러스는 지난해 주가가 120.8% 올랐다.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진데다 AI 반도체가 주목받으면서 이 회사의 반도체 불량검사 기술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영향이다.

올해 매출은 반도체 업황 둔화로 지난 3분기까지 481억원으로 전년동기(900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내년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예상한 인텍플러스의 2024년 연간 매출은 1224억원, 2025년 매출은 1661억원이다.
인텍플러스 내부 공장 전경. 인텍플러스 제공
인텍플러스 내부 공장 전경. 인텍플러스 제공
인텍플러스의 검사장비는 반도체 공정이 고도화되면서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존 대비 높은 데이터 처리 능력을 갖추기 위해 서로 다른 반도체들을 쌓아 하나의 칩셋으로 만드는 ‘어드밴스드 패키징’이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고성능 반도체 제조의 필수 기술이 됐다. 하나의 칩만 검사하면 되는 과거와 달리 3차원 구조를 검사해야 한다. 인텍플러스는 3차원 형상 분석과 딥러닝을 활용한 머신비전을 기술을 불량 검사에 활용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반도체 칩의 3차원 형상을 분석해 칩의 휨 정도나 높이와 같은 정보를 파악해 불량품을 선별하고 있다”며 “칩셋과 기판 사이 접점이 조금이라도 오차가 나거나 뒤틀리면 바로 불량품이 되기 때문에 나노미터 단위로 오차를 걸러내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인텍플러스의 검사장비는 글로벌 업체들도 채택하고 있다. 미국, 대만 등지의 메이저 반도체 업체들이 이 회사의 장비를 이용해 불량품을 검사하고 있다.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도 이 회사 장비를 이용하고 있다.
인텍플러스의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iPIS-340HX'. 인텍플러스 제공
인텍플러스의 반도체 후공정 검사장비 'iPIS-340HX'. 인텍플러스 제공
이 대표는 “북미 지역 메이저 고객사의 경우 전 세계에서 일본과 저희 인텍플러스 딱 2군데만 검사장비를 납품받고 있다”며 “어드밴스드 패키징 검사 시장에서는 인텍플러스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1위”라고 설명했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기술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전체 직원 350여명 가운데 절반 가량이 연구개발(R&D) 부문 직원이다. 이 대표도 제품의 연구개발에 종사하던 엔지니어 출신으로 2015년 회사 창업주인 임쌍근 이사회 의장의 뒤를 이어 대표직을 맡았다.

인텍플러스는 올해 들어서는 2차전지 분야에 진출하는 등 매출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배터리셀의 찍힘, 긁힘 등의 손상이나 전극, 분리막의 접힘 등을 2D 영상으로 분석해 불량을 잡아내는 장비다. 지난 4월에는 국내 메이저 2차전지 업체와 353억원 규모의 장비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이 대표는 "회계상 올 4분기와 내년 상반기부터 납품 계약을 맺은 장비들의 매출이 잡히기 시작할 것"이라며 "올해 2차전지 장비 수주가 늘면서 반도체 업황 둔화도 비교적 잘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