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까지 튼튼한 미국 소비

연말까지 강력한 미국 소비…크리스마스 시즌 소비도 '튼튼' [나수지의 미나리]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나면서 미국인들의 소비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드러내는 지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개인 소비가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튼튼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겁니다. 마스터카드는 11월 1일부터 12월 24일까지 자사가 집계한 개인 소비 매출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1% 늘었다는 데이터를 공개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반영하지 않고, 자동차는 제외한 추정치입니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인 지난 12월 23일은 블랙프라이데이보다 많은 소비가 이뤄져 올해 가운데 가장 많은 지출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유통 채널별로 보면 온라인 소비가 전년동기대비 6.3% 늘었고,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2.2% 늘었습니다. 전자제품 보석류 등 판매는 지난해보다 줄었지만, 레스토랑 등 서비스 관련 지출은 크게 늘었습니다. 미국 소매연맹도 연말 소비를 낙관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31일까지 연휴 기간 매출이 지난해대비 6~8%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게 소매연맹의 전망입니다.

아직까지는 소비가 견조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불안요인도 적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신용카드 잔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소비를 늘린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두꺼운 지갑이 아니라 신용카드 '빚'이었던 셈입니다. 신용카드 연체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3분기 기준 미국 신용카드 연체 비중은 8%입니다. 1분기 6.5%와 비교하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연체 비율이 이렇게 높아진 건 2011년 1분기 이후 처음입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에도 신용카드 연체율이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말까지 9.5%로 정점을 찍은 뒤 연말이 되면 9%로 소폭 내려올 것으로 전망합니다. 골드만삭스는 "대출금리가 높아지고 학자금 대출 상환이 지난 10월부터 재개되면서 저소득 가구의 평균 소득이 7%가량 줄어든 효과가 있었다"며 "이러한 요인들이 시차를 두고 신용카드 연체율을 자극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