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지는 홍해 선박 공격…국제유가 2% 상승 [오늘의 유가]
국제유가, 지난달 말 이후 최고치
美, 이라크 주둔 무장세력 보복 공습


국제유가가 3주 만의 최고치로 마감했다. 홍해에서 예멘 후티 반군의 민간 선박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이라크에서 무장 세력에 대한 보복 공습을 단행하며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전장보다 2.01달러(2.7%) 오른 배럴당 75.57달러에 거래됐다. 종가 기준 지난달 30일 이후 최고치다.

이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은 2달러(2.5%) 상승해 배럴당 81.07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3.4%까지 올랐다. 역시 종가 기준 지난달 2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출처: 오일프라이스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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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후반 하락했던 국제유가는 3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이날 후티 반군은 홍해상에서 자신들의 경고를 3차례 무시한 컨테이너선 MSC 유나이티드호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성명을 냈다. 스위스 해운사 MSC도 자사 컨테이너선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항해 파키스탄으로 향하던 중 홍해상에서 미사일에 피격됐다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발표했다.

수에즈운하가 있는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거리 항로로 전 세계 해운 물동량의 약 15%가 이곳을 지난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발발한 후 이스라엘의 바닷길을 막는다는 구실로 이곳을 지나는 민간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연합군 창설 이후 글로벌 해운사들이 홍해 운항 재개를 검토하면서 우려는 일부 완화되고 있다.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에 이어 세계 3위인 프랑스 CMA-CGM은 이날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 수를 점진적으로 늘리기 위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중동 지역에 대한 우려와 선박들의 노선 변경에도 (석유 등의) 실제 공급에는 큰 영향이 없다”고 전했다.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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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동 지역의 긴장감은 심화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군부 실세가 사망하면서 이란은 이스라엘에 보복을 경고했다.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중동에 주둔하는 미군을 잇따라 공격하며 미국과 이란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26일 백악관은 이라크 북부에 있는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거점 3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성탄절인 지난 25일 오후 헤즈볼라가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기지를 자폭 드론으로 공격해 미군 3명이 부상을 입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즉각 보복 공격을 명령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미군에 대한 공격은 100차례 넘게 이뤄졌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