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샀네요"…새해 명품 릴레이 가격 인상설에 또 '술렁'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샤넬, 1월 주얼리 4~5% 인상설
에르메스·고야드도 연초 가격 조정
에르메스·고야드도 연초 가격 조정
“인상한다길래 급하게 샀어요.”
가입자가 67만여 명에 달하는 한 온라인 명품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선 최근 '명품 가격 인상' 관련 문의가 수시로 올라온다. 새해 들어 각 업체가 잇따라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샤넬 에르메스 디올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고가 명품 브랜드는 연례행사처럼 연초 일제히 판매 가격을 인상해왔다. 이 때문에 연말만 되면 미리 명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잇따른다.
27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다음달 9일부터 일부 주얼리 가격을 인상한다. 인상 폭은 4~5% 수준으로 전해진다. 앞서 샤넬은 2월과 5월에 가격을 올렸다. 두 차례나 인상했지만 지난해 총 네 차례 인상과 비교하면 그 수가 절반에 그쳤다.
초고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연초 가격 인상설이 나오고 있다. 올해 1월에도 10%대 가격 인상을 한 바 있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밖에 루이비통 디올 펜디 프라다 고야드 등이 일부 제품에 대한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와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들어 화제가 됐던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도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환율·관세를 반영한 가격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그러나 환율·관세나 물류비에 따른 인상이라고 보기엔 가격 인상이 잦고 인상 폭이 크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연초 인상설을 접하고 에르메스·디올 등에서 신발과 가방을 구입한 박모 씨(37)는 “명품은 가격을 한번 올렸다하면 100만원씩 비싸지니 연말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고 푸념했다. 실질적으로는 최근 매출 감소에 따른 타격을 가격 인상으로 메우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명품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보복 소비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3분기(7∼9월) 매출 증가율이 7%를 보이며 상반기(1∼6월) 매출 증가율(17%)에 비해 낮아졌다. 케링그룹도 구축 브랜드인 구찌, 생로랑 등이 부진하며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명품 열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관측한다. 가격 인상이 희소성을 높이고 소비심리를 부추기던 명품업체들의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되레 일각에선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뜩이나 구매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을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서는 최근 명품 브랜드가 넘쳐나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명품 시장은 올해 3620억 유로(약 514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3.7%가량 성장한 수준이지만 2021년 31.8%, 2022년 20.3% 팽창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체다. 국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23년도 백화점업계의 명품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1~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3% 성장에 그쳤다. 롯데와 현대백화점 역시 5~6% 성장에 그쳤다. 올해 물가 상승률과 판매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성장한 셈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가입자가 67만여 명에 달하는 한 온라인 명품 정보 공유 커뮤니티에선 최근 '명품 가격 인상' 관련 문의가 수시로 올라온다. 새해 들어 각 업체가 잇따라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샤넬 에르메스 디올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 입점한 고가 명품 브랜드는 연례행사처럼 연초 일제히 판매 가격을 인상해왔다. 이 때문에 연말만 되면 미리 명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도 잇따른다.
27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다음달 9일부터 일부 주얼리 가격을 인상한다. 인상 폭은 4~5% 수준으로 전해진다. 앞서 샤넬은 2월과 5월에 가격을 올렸다. 두 차례나 인상했지만 지난해 총 네 차례 인상과 비교하면 그 수가 절반에 그쳤다.
초고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도 연초 가격 인상설이 나오고 있다. 올해 1월에도 10%대 가격 인상을 한 바 있어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밖에 루이비통 디올 펜디 프라다 고야드 등이 일부 제품에 대한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뷔와 블랙핑크 멤버 제니가 들어 화제가 됐던 벨기에 명품 브랜드 델보도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은 환율·관세를 반영한 가격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은 그러나 환율·관세나 물류비에 따른 인상이라고 보기엔 가격 인상이 잦고 인상 폭이 크다고 분통을 터뜨린다. 연초 인상설을 접하고 에르메스·디올 등에서 신발과 가방을 구입한 박모 씨(37)는 “명품은 가격을 한번 올렸다하면 100만원씩 비싸지니 연말 구매심리를 자극하는 면이 있다”고 푸념했다. 실질적으로는 최근 매출 감소에 따른 타격을 가격 인상으로 메우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명품업체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기 보복 소비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경기 침체 여파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는 3분기(7∼9월) 매출 증가율이 7%를 보이며 상반기(1∼6월) 매출 증가율(17%)에 비해 낮아졌다. 케링그룹도 구축 브랜드인 구찌, 생로랑 등이 부진하며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명품 열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관측한다. 가격 인상이 희소성을 높이고 소비심리를 부추기던 명품업체들의 전략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것이다. 되레 일각에선 제품 가격이 계속 오르면 가뜩이나 구매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아예 지갑을 닫을 수 있다고 본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서는 최근 명품 브랜드가 넘쳐나는 재고로 골머리를 앓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세계 명품 시장은 올해 3620억 유로(약 514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3.7%가량 성장한 수준이지만 2021년 31.8%, 2022년 20.3% 팽창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체다. 국내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2023년도 백화점업계의 명품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한 자릿수 성장에 그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1~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0.3% 성장에 그쳤다. 롯데와 현대백화점 역시 5~6% 성장에 그쳤다. 올해 물가 상승률과 판매관리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역성장한 셈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