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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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북·중·러' 연대와 대결 구도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중국이 미국과의 전면 대결 구도를 피하면서 고위급 회담을 이어가는 등 미·중관계 관리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27일 '2024년 국제정세전망' 발간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북·러나 중·러 등 양자 차원의 연대는 강화되고 있다"면서 "중국이 기본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여전히 있기에 미국을 과도하게 자극할 수 있는 3자 연대나 중·러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격상하는 건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 "한·미·일도 냉전 시기와 같은 정도의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어 동맹 수준으로 발전할 여건은 아직 안 돼 있다"며 "한·일관계가 약한 고리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방위비 분담금 이슈 등은 위험 요소로 남겠지만 한·미·일 협력 구도라는 큰 틀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됐다.

민정훈 교수는 "한·미관계 기조가 조금은 달라지겠지만 한·미협력의 중요성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견제'가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에서 계속 핵심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중국 기조에 집중하다보니 한·일에 적극적 역할을 하라고 강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중관계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한국에 대한 우호적 관리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김한권 교수는 "한·미·일 협력은 중국 입장에서 환영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한중관계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선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면서 대미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러 군사협력은 핵잠수함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핵심 기술 이전보다는 재래식 군사 지원 형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봉근 명예교수는 "러시아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핵보유국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저버리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재래식 무기가) 대부분 소련제인데 러시아가 군사적 지원을 하게 되면 북한 재래식 역량이 획기적으로 강화될 수 있다는 게 큰 우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보통 국가들의 몇 단계를 뛰어넘는 핵 태세, 교리를 가지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핵 무기를 현재 약 50개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100개 이상 계속 늘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