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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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군과 나주시, 화순군 등 전라남도 9개 지역의 출생아 수가 올 들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는 전남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는 평가다. 매달 60만원의 육아수당을 지급하고 한 달 임차료가 만원인 아파트 공급을 늘리는 등 파격적인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올 1~11월 전남 지역 9개 시·군의 출생아 수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출생아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진군(144명)으로 전년 동기(85명)보다 69.4% 늘었다. 화순군(194명)도 13.4% 증가했다. 670명 태어난 나주시도 전년보다 출생아가 5.8% 늘었다.

같은 기간 전남 전체의 출생아가 7493명에서 7391명으로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현상이란 평가다. 이 기간 전남 전체 인구(180만4875명) 또한 1만3609명(0.7%) 줄어들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월 발표한 ‘전국 소멸 위험지역 현황’에 따르면 전남의 22개 시·군 중 절반인 11개 군이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해 있다.
강진원 강진군수(왼쪽 세 번째)가 지난 4월 6일 강진에서 태어난 세쌍둥이의 산모와 축하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강진원 강진군수(왼쪽 세 번째)가 지난 4월 6일 강진에서 태어난 세쌍둥이의 산모와 축하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강진군 제공
출산 가정에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친 것이 출생아 증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강진군은 차별화된 육아수당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지방자치단체는 지난해 10월부터 자녀 1명당 월 60만원, 생후 84개월까지 최대 5040만원의 육아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강진군에서 태어난 아이는 128명으로 2021년 10월~2022년 8월(83명)보다 54.2% 증가했다. 강진군이 지난 8월 육아수당 수령자와 임산부 16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육아수당이 현재 출산에 영향을 줬다’는 응답은 66.4%에 달했다.

나주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출산장려금 수령 자격에 붙은 6개월 의무거주 조건을 없앴다. 주소지 등록 후 단 하루만 나주시에서 지낸 사람도 출산장려금을 받을 수 있다. 지원 액수도 크게 늘렸다. 7월 첫째 300만원, 둘째 500만원, 셋째 이상은 1000만원으로 신생아 가정 양육비 지원금액을 조정했다. 나주시는 9월 전남에서 처음으로 365일 시간제 보육실을 신설하는 등 보육 기반시설도 늘려가고 있다.

화순군은 한 달 임차료를 1만원만 받는 ‘만원 아파트’로 신혼부부들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올해 전입한 청년·신혼부부를 상대로 만원 아파트 100가구를 공급했다. 화순군은 이 아파트를 앞으로 400가구까지 공급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책에 힘입어 화순군의 지난달 20대 인구가 27명 늘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강진의 육아수당 정책이 인구 증가라는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 다른 지역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육아정책을 도입하는 데 자극제가 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주·강진·화순=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