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에 투자하면서 연 10% 수준의 배당 수익을 노릴 수 있는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 상장지수펀드(ETF)가 27일 신규 상장됐다. 이 ETF는 한국경제신문사가 개발한 ‘KEDI 미국 국채 20년+커버드콜 지수’를 추종한다. 미국 장기 채권에 커버드콜 전략으로 투자해 매월 배당금(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월 1% 내외 배당을 기대할 수 있다.

커버드콜이란 특정 자산을 매입하는 동시에 해당 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옵션(기초 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A자산을 매입하는 동시에 A자산을 1만1000원에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매도하는 방식이다. 자산 가격이 1만1000원 이상으로 상승하면 콜옵션 매도 포지션에서 손실이 발생해 수익률이 다소 낮아진다. 반면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콜옵션 매도 때 받은 프리미엄을 통해 손실률을 줄일 수 있다.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 ETF는 이날 50원(0.50%) 상승한 1만50원에 마감했다.

매달 배당 지급…IRP·퇴직연금 100% 투자 가능
금리 하락기 접어들어도 연 10% 배당수익률 기대

올 들어 국내 투자자는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는 장기채권 투자 상장지수펀드(ETF)를 쓸어 담았다. 미국 기준금리가 연 5%를 넘어서면서 장기채 투자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이자수익과 시세차익이 커졌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엔 관련 상품이 거의 없다보니 장기채 투자금이 대부분 미국으로 향했다.

27일 출시된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 ETF는 서학개미 인기 상품을 국내로 옮겨놓은 상품이다. 올해 국내 투자자가 3500억원어치가량을 순매수한 장기채 ETF ‘아이셰어즈 TLTW(iShares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Strategy)’의 한국판 상품이다.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 ETF는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려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다. 연금 계좌에서 예·적금 대신 투자할 수도 있다.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과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예·적금, 채권 등 안전자산을 30% 이상 담아야 한다. 이 상품은 연금 계좌에서 예·적금 대신 투자할 수 있다. 세액공제와 과세 이연 혜택까지 볼 수 있다.

이 ETF를 운용하는 신한자산운용 관계자는 “연금 투자자는 70% 비중으로 주식, 부동산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 30%를 예·적금에 주로 투자해왔다”며 “연 10% 수준의 배당금이 지급되는 이 상품에 투자하면 연금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위험도 있다. 기초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다시 급등할 경우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부터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밝힌 만큼 채권 가격 폭락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신한자산운용에 따르면 미국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5%가량 움직인 올해 유사 상품인 TLTW는 배당수익률이 15%에 육박했다. 12.63%에 달하는 옵션 프리미엄이 나왔기 때문이다.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 ETF는 금리 하강 국면에서 연 10%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신한자산운용의 설명이다.

한국경제신문사는 국내 언론사 중 처음으로 한국거래소로부터 지수산출기관으로 인정받았다. 한경은 2021년 9월 첫 주가지수인 ‘KEDI 혁신기업 ESG30’을 개발했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작년 2월 상장됐다. 작년 5월엔 두 번째 지수인 ‘KEDI 메가테크’를 개발했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ETF는 2022년 10월 상장됐다.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은 한경이 개발한 지수를 이용해 출시된 세 번째 ETF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