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한국을 배경으로 하마스 공격을 재현한 가상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사진=SNS 캡처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한국을 배경으로 하마스 공격을 재현한 가상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사진=SNS 캡처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한국을 배경으로 하마스 공격을 재현한 가상 영상을 제작해 공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이스라엘대사관은 지난 26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신에게 일어난 일이라고 상상해보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크리스마스 당일 서울에서 테러가 발생하는 모습이 담겼다. 어린 딸이 학예회에서 밝은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공습경보가 울리고, 엄마가 딸의 손을 잡고 지하시설로 대피하지만 건물에 포탄이 떨어진다. 엄마의 얼굴에서는 피가 흘렀다.

이후 엄마는 무장괴한에 끌려가고, 엄마가 딸에게 선물했던 빨간 장갑이 바닥에서 뒹구는 모습과 함께 '여러분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상상해보세요'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 이후 이스라엘 국민의 피해 상황을 전했다.

대사관은 보도자료에서 "성탄절에 일어난 테러 공격을 담은 이 영상은 이스라엘인의 심정을 한국 국민에게 더 잘 전달하려는 의도로 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반도의 안보 우려까지 자극하는 건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 일었고, 결국 대사관은 해당 영상을 내렸다.

외교부 당국자는 "하마스의 이스라엘 민간인 살상·납치는 정당화 될 수 없으나 주한이스라엘대사관이 이를 타국 안보 상황에 빗대어 영상을 제작·배포한 건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입장을 주한이스라엘대사관에 전달했으며 이스라엘 측은 해당 동영상을 삭제조치했다"고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