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부메랑 된 저금리 부채…이자 부담 커질 종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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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만기도래 회사채 69.2조원…대부분 2021년 발행 물량”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악화됐고 차입금비율 200% 이상인 35개 종목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년여동안 주식시장을 짓누른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에는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고금리로 인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저금리 시절 발행한 회사채 만기가 내년에 몰려 있어서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내년 회사채 만기 도래 금액은 약 69조2000억원”이라며 “국내 회사채 평균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기간)은 3년으로,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는 2021년에 발행된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부채를 모두 상환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작년과 올해는 기업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코스피지수 편입 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2021년 213조4576억원에서 작년 181조4041억원으로 15.01% 줄었다. 올해 합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보다 14.84% 더 줄어든 154조4842억원이다.

회사채의 만기 연장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금리가 비싸졌다. 이재만 연구원은 “이전 회사채 발행 당시 대비 현재 회사채 발행 금리는 2~3%포인트 정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한경 마켓PRO는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올해 3분기말 기준 차입금비율이 200% 이상인 종목 중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도 2020년 4분기말 대비 높아진 종목을 추렸다. 차입금은 이자를 내야 하는 부채다.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이 높아졌다는 건 버는 돈 대비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말이다.

추려진 35개 종목 중 19개 종목이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해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이 계산되지 않았다.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자료=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잇따라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고 있는 대유위니아그룹의 상장 계열사들의 차입금 지표 악화가 두드러졌다. 주식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그룹의 중간지주사 대유플러스는 3분기말 기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로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도 계산되지 않았다. 대유에이텍은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은 2020년 4분기말 3.66배에서 올해 3분기말 4.09배로 크게 악화되지 않았지만, 차입금비율이 149.68%에서 254.01%로 높아졌다.

효성화학은 차입금비율이 2811.14%에 달했다. 2020년말 416.13%이던 게 7배가량 불어났다. 올해 3분기에 영업적자를 기록해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도 계산되지 않았다. 이 비율은2020년 4분기말에도 20.84배에 달했다.

3분기말 기준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이 계산되지 않으면서 차입금비율이 500% 이상인 종목은 코다코, 인벤티지랩, 한창, 삼보산업 등이다. 이중 인벤티지랩과 한창은 2020년말과 비교해 차입금비율이 각각 1009.06%포인트(p)와 573.31%포인트 높아졌다.

카나리아바이오, 제테마 등 바이오주의 재무상황도 크게 악화됐다. 카나리아바이오는 2년9개월 동안 차입금비율이 43.32%에서 280.83%로 높아졌고,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제테마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남겼지만, 영업이익 대비 차입부채 비율이 57.17배에 달했다. 2020년말에는 2.86배에 불과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