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최고가 오르면 1년간 14% 더 상승"…내년 투자 아이디어 '8가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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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7일 수요일>
연말 뉴욕 금융 시장은 차분한 가운데 긍정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27일(미 동부시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늘은 특히 경제 지표 발표나 기업 실적 발표가 거의 없는 날이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세로 출발했고 계속 보합권을 오르내렸습니다.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4796.56) 기록에 바짝 근접하자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S&P500 지수는 장중 4785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새로운 최고점 근처에서는 항상 작은 스톱(micro stop)이 발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시장은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일(신고가 갱신)을 끝내기를 원하고 있다. 동시에 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하면 아마도 이후 일시적 조정에 취약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시장은 이미 미 중앙은행(Fed)의 비둘기파적 전환을 가격에 책정했다. 주식은 같은 뉴스를 두 번 할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024년을 시작하면서 S&P500 지수가 최고치로 뛰어오르려면 새롭고 긍정적인 촉매제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촉매제는 1월 5일에 발표될 12월 고용보고서, 11일에 나올 12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 12일 개막되는 4분기 어닝시즌, 1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될 수 있습니다. S&P500 지수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월 3일입니다. 그 이후 496 거래일이 지났습니다. S&P500 지수가 기록을 갈아치운다고 가정하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요? 정말 조정이 발생할까요? 아니면 기세를 몰아 오름세를 이어갈까요?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에 따르면 1928년부터 따져 S&P500지수가 기록 경신 이후 1년 이상이 지나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경우가 14번 있었습니다. 이후 1년을 분석해보니 상승 확률은 92.9%에 달합니다. 14번 중 13번은 1년 뒤 추가 상승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1년간 수익률은 평균 14%, 중앙값 13.4%에 달했습니다. 평균 12개월 수익률 7.5%의 거의 두 배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겪기도 했습니다. 기록 수립 후 3개월 뒤 상승 확률은 71.4%, 평균 수익률은 0.9%, 중앙값은 1.8%로 나타났습니다. 14번 가운데 4차례는 하락했고, 3차례는 0%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S&P500 주식의 90%가 5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어 기술적으로는 달아오른 상태입니다. 또 기술적 모멘텀인 상대 강도지수(RSI)는 RSI는 70점 이상을 과매수, 30점 미만을 과매도라고 보는데요. 주요 지수는 모두 이미 과매수 상태입니다.
과매수는 주식 시장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나스닥을 추종하는 QQQ ETF, 그리고 20년물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의 RSI 합산은 지난주 기준 150을 넘었습니다. 20년 내 최고 수준입니다. 찰스 슈왑은 "통계적으로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렇게 높은 RSI 사례가 충분하지 않지만, 두 주요 자산군 모두 전례 없는 강세 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오늘도 채권 가격이 급등(수익률 하락)했습니다.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2%를 크게 넘어설 정도로 가속할 위험은 적기 때문에 완화정책을 서둘러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힌 여파로 아침부터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습니다.
오후 1시 발표된 미 국채 5년물 경매(580억 달러) 결과가 좋게 나오면서 금리는 추가 하락했습니다. 응찰률은 2.50배로 지난 6회 평균과 같았지만 10월 2.36배보다는 크게 높았습니다. 발행 금리는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3.815%보다 1.4bp 낮은 3.801%로 결정됐습니다. 해외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수요가 70.6%에 달했고 미국 연기금 등의 직접 수요도 15.4%였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14.0%만 인수하면 충분했습니다. 지난 9월 이후 가장 적은 것입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내년 초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내일은 40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입찰이 이어집니다. 오후 3시 4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9.3bp나 급락해 3.793%를 기록했습니다. 3.9%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입니다. 2년물은 5.1bp 내린 4.238%에 거래됐습니다. 사실 월가의 많은 금융사는 10년물 금리를 4% 정도로 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도이치뱅크 등은 내년 12월 목표가 4%입니다. 블룸버그 11월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도 내년 말 10년물 수익률 전망치(중앙값)가 4%로 나타났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그 수준을 밑돌고 있을 뿐 아니라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죠. 한 채권 트레이더는 "연말 리얼머니(기관투자자)는 조용하고 국채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선물 시장에서 매수가 쏠리면서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라면서 "이는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 청산에 따른 수요일 수 있다"라고 추정했습니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란 현물 매수보다 현금이 덜 필요한 선물 시장으로 거래가 몰리면서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되는 점을 활용한 차익거래 방법을 말합니다. 약간의 가격 차이를 얻으려고 선물을 팔고 현물을 매수하는 것이죠. 블룸버그는 최근 이런 베이시스 트레이딩이 급증하며 채권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규제 당국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일부 트레이더가 기존 베이시스 트레이드를 되돌려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도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금리가 급락하자 달러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5% 내려 100.8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역시 7월 말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증시 랠리가 시작됐던 10월 말부터 따지면 5%가량이나 내렸습니다. 국채 경매 결과로 금리가 급락하자 S&P500 지수는 오후 1시 10분께 장중 최고인 4785.39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에서 또다시 매물이 나왔습니다. 이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다우는 0.3%, S&P500 지수는 0.14% 상승했고 나스닥은 0.16%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또다시 신고가입니다. 증시의 가장 큰 뉴스는 뉴욕타임스가 출판물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들이 AI 훈련을 위해 무단으로 자사의 콘텐츠를 악용했다는 것이죠. 반면 기술 회사들은 개방된 인터넷 공간의 웹 콘텐츠로 AI를 훈련하는 것은 ‘공정한 사용’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번 소송은 뉴욕타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수개월 협상이 결렬된 후에 제기됐습니다. 뉴욕타임스 주가는 거의 3%가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0.16% 하락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 Y 업그레이드 뉴스에 1.88% 급등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내년 중반에 신형 모델 Y가 생산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연방 항소법원이 애플워치의 수입 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보류시켰다는 소식에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어제 급등했던 유가는 오늘 급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93% 하락한 배럴당 74.11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홍해 인근에 다국적 함대가 결성됨에 따라 머스크, CMA CGM 등 일부 해운사가 운항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 데 따른 것입니다.
만약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오르고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무엇에 투자할까가 관심거리일 텐데요. 모닝스타는 내년 최고의 투자 아이디어 8가지를 선정했습니다.
먼저 주식 시장에서 네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① 그동안 소외되어 저평가되어온 소형주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한 고성장 기술주보다 상당한 할인을 받고 있습니다.
② 금융, 유틸리티, 헬스케어 주식입니다. 그동안 미국 시장이 이른바 '매그니피선트 7'으로 불리는 빅테크에 의해 주도되면서 경기순환 주식인 금융주는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지역은행 위기까지 발생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었지요. 모닝스타는 "은행들의 가진 위험은 대부분 할인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저평가 자산 중 하나로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 업종을 들었습니다. 이들 주식은 경기가 예상외로 악화했을 때 헤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③ 미국 외의 영국 주식과 유럽 에너지, 신흥시장, 중국 기술주 등 역시 저평가된 주식들입니다.
④ 인공지능(AI) 2차 수혜 주를 들었는데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차적으로 급등한 기업 외에 향후 AI 기능을 활용해 마진을 개선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들었습니다. IT 컨설팅 기업인 코그니전트 테크(Cognizant Technology), AI 데이터를 호스팅하는 스노우 플레이크, 빠른 AI 서비스가 가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아리스타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기업인 디지털 리얼리티 등을 제시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도 네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요.
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 국채에서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실질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나 모기지 채권, 신흥국 채권 등이 가격이 싸서 틈새시장용으로 노릴 만하다고 봤습니다.
⑥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될 경우를 가정해 단기 채권에 투자하라고 권했습니다. ⑦ 스프레드가 빡빡한 회사채보다는 국채가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경기가 둔화하는 경우에도 안전하다는 설명입니다.
⑧ 통화 측면에서는 미 달러보다는 다른 통화가 나을 것으로 봤습니다. 긴축으로 돌아서려는 일본의 엔화에 대해선 잠재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사실 월가에서 나오는 내년 투자 아이디어는 중·소형주 등에 몰려 있습니다. 에드워드 존스는 "S&P500 지수가 8주 연속 상승한 점을 고려할 때 아마도 2024년 초 일정 기간 조정 가능성이 크다. 이런 변동성은 포트폴리오를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내년에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함에 따라 현금은 뒤처지는 자산군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올해 부진한 자산군이 내년에도 계속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플레이션 완화, Fed의 피벗, 낮은 금리를 고려할 때 △중·소형주 △가치주 △경기순환주에서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투자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가정한 것입니다. 월가는 그걸 확신하고 있지요. 불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를 보면 연착륙을 예상하는 사람이 49%, 노랜딩이19%에 달하고 경착륙은 32%에 그칩니다. 내년 연착륙은 현실화할까요? 사실 작년 말에는 다들 경기 침체를 예상했는데, 올해 침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내년에 세계 경제의 주요 테마를 7가지로 제시했는데요. 이런 테마들이 어우러져서 전체적인 2024년 경제의 모습을 만들 것입니다.
① 성장은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긴축 정책이 계속해서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② 유로존과 영국 경제는 계속 미국보다 저조할 것으로 봤습니다. 유럽 경제는 여전히 높은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침체에 따라 역풍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많은 유럽 정부는 EU 예산 규정을 맞추기 위해 재정 정책을 빡빡하게 유지해야 하고,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은 미국보다 더 오랫동안 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이 예상하는 것보다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③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공급망 정상화, 경기 둔화 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Fed 예상보다 다 더 빠르게 둔화하면서 2024년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중앙은행 목표인 2%로 되돌아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유로존, 영국 및 기타 주요 선진국에서도 비슷하고요.
④ 이에 따라 금리는 (거의) 모든 곳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이 금리 인하를 주도하면서 선진국 중앙은행은 대부분 완화에 나설 것으로 봤습니다. 40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긴축 주기를 거쳐 2024년은 선진국 금리가 낮아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특히 미국의 금리는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⑤ 중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할 것으로 봤습니다. 중국 정부의 더 큰 재정 부양책으로 경제는 계속 회복될 것이고 가계 지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투자 주도 성장 모델이 한계에 도달해 구조적 역풍이 커지고 있고, 인구통계학도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2025년 이후 성장세가 다시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⑥ 인공지능(AI)에 대한 열정은 계속 커질 것으로 봤습니다. AI로 인한 GDP 성장이 가시화되려면 2030년은 되어야 하겠지만, 그런데도 AI의 잠재력에 대한 낙관론은 계속 커지면서 2024년에도 S&P500 지수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⑦ 각국의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입니다. 2024년에는 인도,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아마도 영국까지 선거가 열리면서 금융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미·중갈등과 무역분쟁이 확산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중국 뿐 아니라 동맹국과도 무역전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보합세로 출발했고 계속 보합권을 오르내렸습니다.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4796.56) 기록에 바짝 근접하자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높아진 상황입니다. S&P500 지수는 장중 4785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새로운 최고점 근처에서는 항상 작은 스톱(micro stop)이 발생한다"라고 말했습니다.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시장은 올해가 가기 전에 이 일(신고가 갱신)을 끝내기를 원하고 있다. 동시에 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하면 아마도 이후 일시적 조정에 취약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시장은 이미 미 중앙은행(Fed)의 비둘기파적 전환을 가격에 책정했다. 주식은 같은 뉴스를 두 번 할인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2024년을 시작하면서 S&P500 지수가 최고치로 뛰어오르려면 새롭고 긍정적인 촉매제를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촉매제는 1월 5일에 발표될 12월 고용보고서, 11일에 나올 12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 12일 개막되는 4분기 어닝시즌, 1월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이 될 수 있습니다. S&P500 지수가 최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2022년 1월 3일입니다. 그 이후 496 거래일이 지났습니다. S&P500 지수가 기록을 갈아치운다고 가정하면 그 이후는 어떻게 될까요? 정말 조정이 발생할까요? 아니면 기세를 몰아 오름세를 이어갈까요?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에 따르면 1928년부터 따져 S&P500지수가 기록 경신 이후 1년 이상이 지나 새 최고치를 기록한 경우가 14번 있었습니다. 이후 1년을 분석해보니 상승 확률은 92.9%에 달합니다. 14번 중 13번은 1년 뒤 추가 상승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1년간 수익률은 평균 14%, 중앙값 13.4%에 달했습니다. 평균 12개월 수익률 7.5%의 거의 두 배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조정을 겪기도 했습니다. 기록 수립 후 3개월 뒤 상승 확률은 71.4%, 평균 수익률은 0.9%, 중앙값은 1.8%로 나타났습니다. 14번 가운데 4차례는 하락했고, 3차례는 0%대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현재 S&P500 주식의 90%가 5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어 기술적으로는 달아오른 상태입니다. 또 기술적 모멘텀인 상대 강도지수(RSI)는 RSI는 70점 이상을 과매수, 30점 미만을 과매도라고 보는데요. 주요 지수는 모두 이미 과매수 상태입니다.
과매수는 주식 시장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나스닥을 추종하는 QQQ ETF, 그리고 20년물 이상 국채에 투자하는 TLT ETF의 RSI 합산은 지난주 기준 150을 넘었습니다. 20년 내 최고 수준입니다. 찰스 슈왑은 "통계적으로 결론을 도출하기에 이렇게 높은 RSI 사례가 충분하지 않지만, 두 주요 자산군 모두 전례 없는 강세 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오늘도 채권 가격이 급등(수익률 하락)했습니다. 일본은행의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2%를 크게 넘어설 정도로 가속할 위험은 적기 때문에 완화정책을 서둘러 중단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를 밝힌 여파로 아침부터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습니다.
오후 1시 발표된 미 국채 5년물 경매(580억 달러) 결과가 좋게 나오면서 금리는 추가 하락했습니다. 응찰률은 2.50배로 지난 6회 평균과 같았지만 10월 2.36배보다는 크게 높았습니다. 발행 금리는 발행 당시의 시장 금리(WI) 3.815%보다 1.4bp 낮은 3.801%로 결정됐습니다. 해외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수요가 70.6%에 달했고 미국 연기금 등의 직접 수요도 15.4%였습니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은 14.0%만 인수하면 충분했습니다. 지난 9월 이후 가장 적은 것입니다. 채권 시장 관계자는 "내년 초 Fed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이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내일은 40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 입찰이 이어집니다. 오후 3시 4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9.3bp나 급락해 3.793%를 기록했습니다. 3.9%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 이후 처음입니다. 2년물은 5.1bp 내린 4.238%에 거래됐습니다. 사실 월가의 많은 금융사는 10년물 금리를 4% 정도로 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스, 도이치뱅크 등은 내년 12월 목표가 4%입니다. 블룸버그 11월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도 내년 말 10년물 수익률 전망치(중앙값)가 4%로 나타났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그 수준을 밑돌고 있을 뿐 아니라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죠. 한 채권 트레이더는 "연말 리얼머니(기관투자자)는 조용하고 국채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선물 시장에서 매수가 쏠리면서 금리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라면서 "이는 '베이시스 트레이드'(basis trade) 청산에 따른 수요일 수 있다"라고 추정했습니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란 현물 매수보다 현금이 덜 필요한 선물 시장으로 거래가 몰리면서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되는 점을 활용한 차익거래 방법을 말합니다. 약간의 가격 차이를 얻으려고 선물을 팔고 현물을 매수하는 것이죠. 블룸버그는 최근 이런 베이시스 트레이딩이 급증하며 채권 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규제 당국이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일부 트레이더가 기존 베이시스 트레이드를 되돌려 선물을 매수하고 현물을 매도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금리가 급락하자 달러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5% 내려 100.8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역시 7월 말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증시 랠리가 시작됐던 10월 말부터 따지면 5%가량이나 내렸습니다. 국채 경매 결과로 금리가 급락하자 S&P500 지수는 오후 1시 10분께 장중 최고인 4785.39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수준에서 또다시 매물이 나왔습니다. 이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다우는 0.3%, S&P500 지수는 0.14% 상승했고 나스닥은 0.16% 오름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또다시 신고가입니다. 증시의 가장 큰 뉴스는 뉴욕타임스가 출판물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이들이 AI 훈련을 위해 무단으로 자사의 콘텐츠를 악용했다는 것이죠. 반면 기술 회사들은 개방된 인터넷 공간의 웹 콘텐츠로 AI를 훈련하는 것은 ‘공정한 사용’이라는 입장입니다. 이번 소송은 뉴욕타임스와 마이크로소프트 간의 수개월 협상이 결렬된 후에 제기됐습니다. 뉴욕타임스 주가는 거의 3%가 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는 0.16% 하락했습니다.
테슬라는 모델 Y 업그레이드 뉴스에 1.88% 급등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내년 중반에 신형 모델 Y가 생산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애플은 연방 항소법원이 애플워치의 수입 금지 조치를 일시적으로 보류시켰다는 소식에 보합세를 보였습니다.
어제 급등했던 유가는 오늘 급락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93% 하락한 배럴당 74.11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홍해 인근에 다국적 함대가 결성됨에 따라 머스크, CMA CGM 등 일부 해운사가 운항 재개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 데 따른 것입니다.
만약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오르고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무엇에 투자할까가 관심거리일 텐데요. 모닝스타는 내년 최고의 투자 아이디어 8가지를 선정했습니다.
먼저 주식 시장에서 네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① 그동안 소외되어 저평가되어온 소형주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큰 폭으로 상승한 고성장 기술주보다 상당한 할인을 받고 있습니다.
② 금융, 유틸리티, 헬스케어 주식입니다. 그동안 미국 시장이 이른바 '매그니피선트 7'으로 불리는 빅테크에 의해 주도되면서 경기순환 주식인 금융주는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지역은행 위기까지 발생하면서 주가가 크게 하락했었지요. 모닝스타는 "은행들의 가진 위험은 대부분 할인됐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저평가 자산 중 하나로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경기방어 업종을 들었습니다. 이들 주식은 경기가 예상외로 악화했을 때 헤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③ 미국 외의 영국 주식과 유럽 에너지, 신흥시장, 중국 기술주 등 역시 저평가된 주식들입니다.
④ 인공지능(AI) 2차 수혜 주를 들었는데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일차적으로 급등한 기업 외에 향후 AI 기능을 활용해 마진을 개선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들었습니다. IT 컨설팅 기업인 코그니전트 테크(Cognizant Technology), AI 데이터를 호스팅하는 스노우 플레이크, 빠른 AI 서비스가 가능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아리스타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기업인 디지털 리얼리티 등을 제시했습니다.
채권 시장에서도 네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요.
⑤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 국채에서 (인플레이션보다 높은) 실질 수익률을 얻을 수 있으며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나 모기지 채권, 신흥국 채권 등이 가격이 싸서 틈새시장용으로 노릴 만하다고 봤습니다.
⑥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될 경우를 가정해 단기 채권에 투자하라고 권했습니다. ⑦ 스프레드가 빡빡한 회사채보다는 국채가 낫다고 주장했습니다. 경기가 둔화하는 경우에도 안전하다는 설명입니다.
⑧ 통화 측면에서는 미 달러보다는 다른 통화가 나을 것으로 봤습니다. 긴축으로 돌아서려는 일본의 엔화에 대해선 잠재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사실 월가에서 나오는 내년 투자 아이디어는 중·소형주 등에 몰려 있습니다. 에드워드 존스는 "S&P500 지수가 8주 연속 상승한 점을 고려할 때 아마도 2024년 초 일정 기간 조정 가능성이 크다. 이런 변동성은 포트폴리오를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내년에 Fed가 금리 인하를 시작함에 따라 현금은 뒤처지는 자산군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올해 부진한 자산군이 내년에도 계속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플레이션 완화, Fed의 피벗, 낮은 금리를 고려할 때 △중·소형주 △가치주 △경기순환주에서 더 나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투자는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을 가정한 것입니다. 월가는 그걸 확신하고 있지요. 불룸버그의 이코노미스트 설문조사를 보면 연착륙을 예상하는 사람이 49%, 노랜딩이19%에 달하고 경착륙은 32%에 그칩니다. 내년 연착륙은 현실화할까요? 사실 작년 말에는 다들 경기 침체를 예상했는데, 올해 침체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내년에 세계 경제의 주요 테마를 7가지로 제시했는데요. 이런 테마들이 어우러져서 전체적인 2024년 경제의 모습을 만들 것입니다.
① 성장은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봤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 국가에서 긴축 정책이 계속해서 실물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② 유로존과 영국 경제는 계속 미국보다 저조할 것으로 봤습니다. 유럽 경제는 여전히 높은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침체에 따라 역풍에 더 많이 노출되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많은 유럽 정부는 EU 예산 규정을 맞추기 위해 재정 정책을 빡빡하게 유지해야 하고, 유럽중앙은행과 영란은행은 미국보다 더 오랫동안 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이 예상하는 것보다 달러 강세가 유지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③ 인플레이션은 예상보다 더 빨리 떨어질 수 있다고 봤습니다. 공급망 정상화, 경기 둔화 등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Fed 예상보다 다 더 빠르게 둔화하면서 2024년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마침내 중앙은행 목표인 2%로 되돌아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유로존, 영국 및 기타 주요 선진국에서도 비슷하고요.
④ 이에 따라 금리는 (거의) 모든 곳에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디스인플레이션으로 미국이 금리 인하를 주도하면서 선진국 중앙은행은 대부분 완화에 나설 것으로 봤습니다. 40년 만에 가장 공격적인 긴축 주기를 거쳐 2024년은 선진국 금리가 낮아지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특히 미국의 금리는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⑤ 중국 경제는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할 것으로 봤습니다. 중국 정부의 더 큰 재정 부양책으로 경제는 계속 회복될 것이고 가계 지출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투자 주도 성장 모델이 한계에 도달해 구조적 역풍이 커지고 있고, 인구통계학도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2025년 이후 성장세가 다시 약화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⑥ 인공지능(AI)에 대한 열정은 계속 커질 것으로 봤습니다. AI로 인한 GDP 성장이 가시화되려면 2030년은 되어야 하겠지만, 그런데도 AI의 잠재력에 대한 낙관론은 계속 커지면서 2024년에도 S&P500 지수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⑦ 각국의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입니다. 2024년에는 인도, 미국, 대만, 인도네시아, 아마도 영국까지 선거가 열리면서 금융 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습니다. 특히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 미·중갈등과 무역분쟁이 확산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하면 중국 뿐 아니라 동맹국과도 무역전쟁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