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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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70%를 기록하던 국민 드라마 '여로'가 컬러로 복원된다.

KBS는 28일 "1972년에 방영되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던 '여로'를 인공지능 AI 컬러 복원 및 필름 노이즈 제거 기술을 사용하여 새롭게 제작했다"고 밝혔다.

'여로'는 방영 당시, 행인은 물론 택시와 버스도 운행을 멈추고 전파사 앞에 모여 시청하던 드라마로 유명한 작품. 영화관에서조차 드라마 시간에 맞춰 영화를 멈추고 로비에 TV를 설치해 방송을 틀어야 관객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박정희 대통령도 국무회의 시작 전에 전날 '여로' 줄거리를 화제 삼았다는 후일담도 있을 정도로 당시 사회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던 드라마이다.

당시 시청률을 집계하는 시스템은 없었으나 현재의 기준으로 짐작했을 때 시청률 70%에 달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족한 필름을 재사용하던 제작 여건과 남산에서 여의도로의 사옥 이전 등과 함께 211회에 달하는 필름과 대본이 모두 사라져 그 흔적을 구전으로 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에 대한 기억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아 개그맨 심형래의 영구 캐릭터와 '개그콘서트' 맹구 이야기에 노년부터 어린이들까지 세대를 넘어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던 중 1972년 방송된 207회차를 녹화해 보관해 오던 시청자가 KBS에 기증 의사를 밝혀왔다. 당시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된 VHS를 구입해 테스트용으로 녹화한 영상이었다.

KBS는 어렵게 입수한 VHS 영상을 최신 AI 기술을 기반으로 컬러 복원과 필름 노이즈 제거를 거쳐 원본 필름의 품질을 현저히 향상시켰다. KBS 측은 "원작의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향상된 시각적 경험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복원된 작품은 온라인에서의 고전 콘텐츠의 재생산 및 확산을 위해 전략적으로 유튜브에 공개할 예정이다. 한국전파진흥협회(RAPA)의 '차세대방송 성장기반 조성 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프로젝트가 고전 드라마를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한국 방송 역사의 중요한 마일스톤을 설정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S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콘텐츠를 컬러 복원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컬러복원 AI 기술은 AI 영상편집 소프트웨어 'VVERTIGO'와 연동하여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컬러 복원된 '여로'는 오는 1월 1일 KBS 유튜브 채널 '옛날티비'에 실제 '여로'의 방송 시간이었던 저녁 7시 30분에 맞춰 공개할 예정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