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구소멸지역에 외국인을 정착시키기 위해 시범 도입한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를 통해 경상북도에 4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새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가 경상북도의 새로운 이민정책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경상북도는 지난 9~11월 지역특화형 비자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 추천서를 발급받은 외국인 290명 중 280명이 체류자격 변경(96.5%)을 완료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가운데 85명은 가족(158명)까지 초청했다. 경상북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지역특화형 비자 시범사업 대상자 모집을 시작해 외국인 290명에게 추천서를 발급했다.

지역특화형 비자사업을 통해 경상북도에는 총 438명의 새 인구가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경상북도 외국인 주민은 지난달 기준 10만4564명으로 1년 전보다 6367명(6.5%) 늘어났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지역특화형 비자로 경북에 유입된 외국인들은 한국 대학 전문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연간 소득이 2954만2100원 이상이며 한국어능력시험(토픽) 3급 등 법무부가 정한 요건을 갖춘 우수 인재”라며 “가족 동반도 가능하기 때문에 체류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특화형 비자는 거주, 취업, 소득, 학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력이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의 추천을 받아 인구 감소 지역에 거주할 수 있는 비자(F-2)를 말한다. 거주 기간은 5년이다.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에게도 방문동거 비자(F-1) 등이 발급된다. 지역특화형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한국에 5년 연속 체류하면 영주권 신청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간 시범사업을 벌인 정부는 내년부터 이 제도를 정식 시행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을 벌일 당시 경상북도에선 5개 시·군(영주, 영천, 의성, 고령, 성주)이 참여했다.

경상북도는 조만간 지역특화형 비자사업을 하는 시·군을 인구감소지역 전체(15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경북 글로벌 학당을 통해 외국인을 상대로 한국어·한국문화·비자 제도 등을 가르치고, K-GKS(경북형 초청장학제도)도 시행해 지역 특성에 맞는 우수 외국인력 유치와 정착을 유도할 방침이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