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은 무슨…" 연말 직장인들, 울고 웃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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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간다" vs 강제 '집콕'
지갑 사정 따라 엇갈린 연말
투자 수익 모아 프랑스 파리로
성과급 '뚝'·투자 쪽박 직장인은 "조용한 연말"
지갑 사정 따라 엇갈린 연말
투자 수익 모아 프랑스 파리로
성과급 '뚝'·투자 쪽박 직장인은 "조용한 연말"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중견기업 직장인 김은재 씨(36)는 올 연말 ‘집콕’ 연휴를 계획 중이다. 해돋이 여행을 갈까도 했지만 숙박·외식 등 물가가 많이 올라 부담이 커져 일정을 포기했다. 올해 성과급도 거의 받지 못한 데다가 주식·부동산 등 투자 수익이 그닥 좋지 못하다는 점도 여행을 망설이게 했다. 그는 연휴 동안 가족들과 홈파티를 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랠 생각이다. 김씨는 “국내 가까운 곳이라 해도 여행 관련 비용 워낙 비싸고 지갑을 열기가 어렵다”고 푸념했다.
반대로 플랫폼 기업에 다니는 유모씨(33) 연말에 큰 마음을 먹고 프랑스 파리에서 새해를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유씨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끼고 연차를 내 열흘 간 여행을 간다”며 “코로나19 시기 동안 주식·코인 등 각종 투자를 해 번 돈을 고스란히 모아놨다. 비용도 비싸고 숙소 구하기도 만만치 않았지만 몇 개월 전 미리 예약을 한 덕에 여행 준비도 다 해놨다”고 말했다.
연말 크리스마스·새해 연휴가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주머니 사정에 따라 ‘해외여행’과 ‘집콕‘을 택하는 정반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 악화로 선뜻 추가 지출을 하기 어려워하거나 차라리 연휴 근무를 해 수당을 챙기겠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이달 초 직장인 1000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남은 연차가 평균 5.89일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에선 삼성 계열사가 연말에 연차를 몰아 쓰는 경우가 많다. LG도 주요 계열사가 26~29일 연차를 권장한다. 현대차는 창립 기념일인 29일 전사 휴무라 연말 ‘4일 휴가’를 쓸 수 있다.
이처럼 연말 휴가와 보너스 지급이 겹치는 12월은 일반적으론 오프라인 소비에 ‘호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고물가·고금리 한파에 지갑을 열기 꺼려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0.9포인트 내렸는데, 8월부터 4개월째 내림세다. CCSI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란 뜻이다.
직장인 진모씨(37)는 연말 휴일에 제주 여행을 갈까 고민했지만 결국 집에서 휴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진씨는 “연말엔 항공권 값도 평소보다 비싸고 숙박비도 부담이 커 쉽게 엄두를 못 낸다”며 “최근에 경조사비 지출도 많았던 데다가 모임도 잦아 생활비 지출도 컸기에 집에서 쉬며 비용을 절약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모씨(33)도 “지난해 결혼을 하면서 집을 사 대출 갚기도 빠듯하다”며 “휴가를 가는 대신 연차 수당을 받고 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 반면 연말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떠나는 ‘여행족’도 있다. 국내여행보다는 해외여행이 강세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12월에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0.3% 증가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끼고 5박6일간 일본 여행을 다녀온 박모씨(36)는 “유명 관광지나 맛집, 쇼핑 센터는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대부분 한국인이 많았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반대로 플랫폼 기업에 다니는 유모씨(33) 연말에 큰 마음을 먹고 프랑스 파리에서 새해를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유씨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끼고 연차를 내 열흘 간 여행을 간다”며 “코로나19 시기 동안 주식·코인 등 각종 투자를 해 번 돈을 고스란히 모아놨다. 비용도 비싸고 숙소 구하기도 만만치 않았지만 몇 개월 전 미리 예약을 한 덕에 여행 준비도 다 해놨다”고 말했다.
연말 크리스마스·새해 연휴가 이어졌지만 시민들은 주머니 사정에 따라 ‘해외여행’과 ‘집콕‘을 택하는 정반대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경기 악화로 선뜻 추가 지출을 하기 어려워하거나 차라리 연휴 근무를 해 수당을 챙기겠다는 직장인도 있었다. 여행 플랫폼 ‘여기어때’가 이달 초 직장인 1000명을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남은 연차가 평균 5.89일로 나타났다. 대기업 중에선 삼성 계열사가 연말에 연차를 몰아 쓰는 경우가 많다. LG도 주요 계열사가 26~29일 연차를 권장한다. 현대차는 창립 기념일인 29일 전사 휴무라 연말 ‘4일 휴가’를 쓸 수 있다.
이처럼 연말 휴가와 보너스 지급이 겹치는 12월은 일반적으론 오프라인 소비에 ‘호재’로 여겨진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예전 같지 않다. 고물가·고금리 한파에 지갑을 열기 꺼려하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7.2를 기록했다. 전달 대비 0.9포인트 내렸는데, 8월부터 4개월째 내림세다. CCSI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 심리가 비관적이란 뜻이다.
직장인 진모씨(37)는 연말 휴일에 제주 여행을 갈까 고민했지만 결국 집에서 휴식을 하기로 결정했다. 진씨는 “연말엔 항공권 값도 평소보다 비싸고 숙박비도 부담이 커 쉽게 엄두를 못 낸다”며 “최근에 경조사비 지출도 많았던 데다가 모임도 잦아 생활비 지출도 컸기에 집에서 쉬며 비용을 절약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한모씨(33)도 “지난해 결혼을 하면서 집을 사 대출 갚기도 빠듯하다”며 “휴가를 가는 대신 연차 수당을 받고 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 반면 연말 연휴를 활용해 여행을 떠나는 ‘여행족’도 있다. 국내여행보다는 해외여행이 강세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12월에 출발하는 해외여행 예약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0.3% 증가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끼고 5박6일간 일본 여행을 다녀온 박모씨(36)는 “유명 관광지나 맛집, 쇼핑 센터는 여행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는데 대부분 한국인이 많았다”고 전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