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역행하는 규제에 얼어붙는 스타트업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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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선순환 막을 플랫폼 규제
M&A 대한 부정적 인식 변해야
김종우 스타트업부 기자
M&A 대한 부정적 인식 변해야
김종우 스타트업부 기자
![[취재수첩] 역행하는 규제에 얼어붙는 스타트업 M&A](https://img.hankyung.com/photo/202312/07.35444382.1.jpg)
사석에서 만난 창업 7년차 스타트업 대표의 말이다. 꽁꽁 얼어붙은 스타트업 인수합병(M&A) 시장 분위기에 대한 넋두리였다.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에 따르면 올해 스타트업 대상 M&A는 45건으로 지난해(94건), 2021년(81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벤처 붐’이 본격화하기 이전인 2020년(48건)보다 적은 수치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잇따른 입법 규제 움직임은 스타트업 M&A를 가로막는 역풍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이 대표적이다. 온라인 플랫폼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가지면 규제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업계에선 “성장 한계점을 정해두는데, 누가 덩치를 불리려 하겠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M&A 생태계를 이끌었던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같은 선배 스타트업을 정조준한 법안이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인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는 “한국에 흘러 들어가는 투자는 결국 정부 돈만 남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정위가 플랫폼 기업의 M&A 심사 기준을 더 까다롭게 고치겠다고 예고한 것도 스타트업 M&A 시장을 더 옥죌 것이란 전망이다.
해외는 어떨까. 미국은 2021년 빅테크를 겨냥한 반독점 패키지 법안이 의회에서 발의됐지만 올 초 폐기됐다. 유럽연합(EU)이 내놓은 디지털시장법은 규제 대상이 해외 플랫폼이라 자국 기업을 보호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한국만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