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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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스카이’(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수시 모집에 합격한 수험생의 절반 이상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쏠림’ 현상에 상위권 대학 합격자들이 의학 계열로 대거 이탈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전형에서 스카이 대학의 추가 합격 현황(28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세 대학 모집정원 6927명 가운데 56.6%(3923명)가 등록을 포기했다. 지난 22일 수시 최초 합격자 중 30.1%가 미등록한 후 추가 합격자들도 등록을 하지 않으면서 6일간 26.5%포인트 늘어났다.

"의대 갈래요"…서울대 수시합격 10명 중 1명 등록 포기
서울대 등록 포기자는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올해 서울대 미등록률은 10.5%(228명)로 작년(9.4%·194명)보다 1.1%포인트(34명) 늘었다. 연세대의 미등록률은 64.6%로 1390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고려대의 수시합격 미등록자는 2305명으로 미등록률이 88.9%를 기록했다. 두 대학 모두 작년(연세대 1439명·68.2%, 고려대 2382명·94.0%)보다는 소폭 줄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대학의 네임밸류보다 높은 소득에 더 비중을 두고 지방 의대와 치대·약대로 이탈하는 수험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대 선호 현상의 영향권이 아닌 인문계열의 등록 포기자는 비교적 적었다. 세 대학 인문계열에서는 모집인원의 52.6%인 1584명, 자연계열에서는 모집인원의 63.1%인 2318명이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았다. 서울대도 인문계열은 등록 포기자가 28명(3.9%)으로 전년(30명)보다 감소한 반면 자연계열에서는 전년(156명)보다 44명 늘어난 200명(15.1%)이 등록을 포기했다.

의대에서도 이탈은 일어났다. 스카이 의예과의 등록 포기율은 44.5%로 다른 자연계열(63.1%)보다 낮았지만 더 높은 대학으로 이동하려는 경향은 뚜렷했다. 서울대 의예과는 전원 등록했고, 연세대 의예과에서는 24명(40.0%)이 이탈했다. 고려대 의과대학에서는 70명(112.9%)이 등록을 포기했다. 소위 ‘의대 톱5’(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성균관대 울산대)로 이동하는 학생이 많았다는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대, 특히 자연계열 미등록이 늘어난 것은 의대로 빠져나가는 최상위권 합격생이 증가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세 대학은 수시모집에서 뽑지 못한 정원 318명을 정시모집을 통해 선발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