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 압박하던 KCGI…DB하이텍 지분 갑자기 판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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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지배구조 개선 성과"
DB에 시가보다 비싸게 지분 넘겨
소액 주주들은 떨떠름한 반응
DB에 시가보다 비싸게 지분 넘겨
소액 주주들은 떨떠름한 반응
▶마켓인사이트 12월 29일 오후 4시 34분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고치겠다’며 DB하이텍을 압박했던 KCGI가 연말 행동주의 캠페인을 9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종료했다. 보유 지분 대부분을 시가보다 비싸게 회사에 넘긴 것이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냈다며 성과를 자축하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DB Inc(이하 DB)는 자회사 DB하이텍 지분 5.63%(250만 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1650억원에 인수했다. 지분율은 12.42%에서 18.05%로 늘게 됐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KCGI 지분율은 7.05%에서 1.42%로 떨어졌다. DB는 KCGI 지분을 현 시가(5만8600원)보다 12%대 높은 6만6000원에 샀다. KCGI의 평균 매입단가는 5만원대였다.
DB하이텍은 대주주 지분 확대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 전략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영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 설치, 사외이사를 각 위원회 의장으로 선임 등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배당 성향을 종전 10%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하고 현재 6%대인 자사주 비중을 15%까지 늘려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KCGI는 “주요 주주의 요구사항에 변화로 화답해준 DB하이텍 이사회와 경영진의 전향적인 결정을 환영한다”며 “소모적인 경쟁과 대립이 아니라 일반주주와 이사회, 경영진 간 상호 대화를 통한 우호적인 거버넌스 개선의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소액주주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과거 한진칼 사례처럼 지배구조도 개선하고 저평가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망이 크다는 것이다. 김남호 회장과 그의 부친인 김준기 창업회장 간 경영권 분쟁 조짐도 KCGI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까지 나왔다.
소액주주들은 DB가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선 공개매수로 소액주주에도 회수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KCGI 홀로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52%의 소액주주는 배제됐다”고 토로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
‘후진적인 지배구조를 고치겠다’며 DB하이텍을 압박했던 KCGI가 연말 행동주의 캠페인을 9개월 만에 갑작스럽게 종료했다. 보유 지분 대부분을 시가보다 비싸게 회사에 넘긴 것이다. KCGI는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냈다며 성과를 자축하고 있지만 소액주주들은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DB Inc(이하 DB)는 자회사 DB하이텍 지분 5.63%(250만 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1650억원에 인수했다. 지분율은 12.42%에서 18.05%로 늘게 됐다. ‘강성부 펀드’로 불리는 KCGI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KCGI 지분율은 7.05%에서 1.42%로 떨어졌다. DB는 KCGI 지분을 현 시가(5만8600원)보다 12%대 높은 6만6000원에 샀다. KCGI의 평균 매입단가는 5만원대였다.
DB하이텍은 대주주 지분 확대와 함께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 전략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경영 혁신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내부거래위원회·보상위원회 설치, 사외이사를 각 위원회 의장으로 선임 등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배당 성향을 종전 10%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하고 현재 6%대인 자사주 비중을 15%까지 늘려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KCGI는 “주요 주주의 요구사항에 변화로 화답해준 DB하이텍 이사회와 경영진의 전향적인 결정을 환영한다”며 “소모적인 경쟁과 대립이 아니라 일반주주와 이사회, 경영진 간 상호 대화를 통한 우호적인 거버넌스 개선의 모범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소액주주 반응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과거 한진칼 사례처럼 지배구조도 개선하고 저평가도 해소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망이 크다는 것이다. 김남호 회장과 그의 부친인 김준기 창업회장 간 경영권 분쟁 조짐도 KCGI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시각까지 나왔다.
소액주주들은 DB가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선 공개매수로 소액주주에도 회수 기회를 줬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소액주주는 “KCGI 홀로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52%의 소액주주는 배제됐다”고 토로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