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찬'龍틀임'으로 성장의 나래를 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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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한국 경제의 관전 포인트는 경기 회복 강도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작년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선 국내외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하지만 경기 회복 강도 및 속도에 대해선 낙관과 비관이 혼재한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 회복세를 앞세워 빠른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내수 침체로 한국 경제가 ‘엘(L)자형’의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지난해(1.4% 추정)보다 0.7%포인트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로 내다봤다.
올해 경기 회복의 엔진은 반도체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업황이 개선되면서 반도체 수출은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수출도 작년 10월부터 석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반등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반도체 수출을 제외하면 곳곳에 불안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 부진의 빈자리를 채워줬던 소비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3%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고금리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 잇따라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나라 살림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기도 어렵다.
LG경영연구원은 지난달 말 발간한 ‘2024 거시경제 전망’에서 높은 물가와 금리에 따른 가계 소비 위축 등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2.1% 성장을 점친 한은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완연한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하면 올해 성장률은 1.7%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저성장과 함께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도 올해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뜻하는 가계신용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87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고금리 장기화로 ‘영끌족’ 등 가계의 이자 부담이 한계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부동산 PF 부실이 올해부터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최근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침체되며 사업 자금을 무리하게 빌린 건설사뿐 아니라 돈을 빌려준 금융사도 ‘도미노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가 ‘선거’라는 변수를 맞게 된다. 올해 한국 총선(4월)과 미국 대선(11월) 등 세계 50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선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키워드로 ‘용문점액(龍門點額)’을 꼽았다. 용문점액은 물고기가 급류를 힘차게 타고 협곡을 넘으면 용으로 변해 하늘로 날지만, 넘지 못하면 문턱에 머리를 부딪쳐 이마에 상처가 난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중국 전설이다. 청룡의 해인 올해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하거나 중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는 뜻이다. 연금·교육·노동 등 3대 개혁과 함께 과감한 규제혁신, 투자환경 개선 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국 경제가 용으로 변해 힘차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1%로 제시했다. 지난해(1.4% 추정)보다 0.7%포인트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로 내다봤다.
올해 경기 회복의 엔진은 반도체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업황이 개선되면서 반도체 수출은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힘입어 수출도 작년 10월부터 석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도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반등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수출이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반도체 수출을 제외하면 곳곳에 불안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반도체 부진의 빈자리를 채워줬던 소비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여전히 3%대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고금리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 잇따라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는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나라 살림이 갈수록 악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재정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기도 어렵다.
LG경영연구원은 지난달 말 발간한 ‘2024 거시경제 전망’에서 높은 물가와 금리에 따른 가계 소비 위축 등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2.1% 성장을 점친 한은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회복세가 완연한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하면 올해 성장률은 1.7%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저성장과 함께 가계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도 올해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계가 짊어진 빚의 규모를 뜻하는 가계신용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875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까지 치솟았다. 고금리 장기화로 ‘영끌족’ 등 가계의 이자 부담이 한계 수준에 다다르고 있다는 진단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부동산 PF 부실이 올해부터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최근 부동산 경기가 다시 침체되며 사업 자금을 무리하게 빌린 건설사뿐 아니라 돈을 빌려준 금융사도 ‘도미노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가 ‘선거’라는 변수를 맞게 된다. 올해 한국 총선(4월)과 미국 대선(11월) 등 세계 50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진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선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의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키워드로 ‘용문점액(龍門點額)’을 꼽았다. 용문점액은 물고기가 급류를 힘차게 타고 협곡을 넘으면 용으로 변해 하늘로 날지만, 넘지 못하면 문턱에 머리를 부딪쳐 이마에 상처가 난 채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중국 전설이다. 청룡의 해인 올해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하거나 중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는 갈림길에 서 있다는 뜻이다. 연금·교육·노동 등 3대 개혁과 함께 과감한 규제혁신, 투자환경 개선 등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국 경제가 용으로 변해 힘차게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