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꼽은 2024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키워드는 ‘반도체·인공지능(AI)·인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개선, 미국 기준금리 인하 등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란 분석이다.

내년 ETF 핵심은 ‘반도체·AI’


31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10개 증권사 및 6개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내년 유망 ETF를 복수 추천받은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들 증권사·운용사는 총 29개의 국내 유망 ETF를 추천했는데, 이 중 38%에 달하는 11개는 테크·반도체·AI 관련 ETF였다.
 갑진년 용틀임 기대할 ETF는 '반도체·AI'
‘TIGER 미국테크TOP10 INDXX’는 3표를 받았다. 국내 유망 ETF 중 최다 득표다. 이 ETF는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엔비디아·테슬라 등 미국 주요 빅테크 업체를 담고 있다. 2023년 연간 수익률은 88.3%에 달했다. 코스피지수 수익률(19.3%)의 4배 이상이다.

이 ETF를 추천한 미래에셋증권은 “빅테크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AI산업은 2024년에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며 아웃퍼폼(시장 대비 초과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KODEX 반도체’와 ‘SOL 반도체소부장Fn’은 2표씩 획득했다. 두 ETF 모두 지난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KODEX 반도체는 지난 1년간 65.2%, SOL 반도체소부장Fn은 40.7%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반도체산업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부품·장비 종목에 관심이 커졌다”며 “SOL 반도체소부장Fn을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2024년 반도체 업황 개선을 주목해야 한다며 KODEX 반도체를 추천했다.

‘TIMEF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TIGER 글로벌혁신블루칩TOP10’ 등 국내외 테크 및 AI 관련주를 담고 있는 ETF도 증권 및 운용사로부터 유망 종목으로 추천받았다.

경기 침체엔 배당 ETF로 헤지


국내 상장한 미 국채 ETF도 추천을 많이 받은 유형이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H)’ 등이 추천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증권·운용사들은 추천 이유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상승해 통상 채권 ETF 수익률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금리 하락 국면에서는 장기채 투자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이자수익과 함께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의 자본 이익도 챙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배당형 ETF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많았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TIGER 미국S&P500배당귀족’ 등이 추천을 받았다. 증권사들은 해외 배당형 ETF인 ‘JP모간 나스닥에쿼티프리미엄인컴(JEPI)’ ‘밴가드 단기물 회사채(VCSH-US)’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은 “연초 박스권이나 변동성 확대 장세가 나타나면 배당형 ETF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상훈/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