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의 종과 함께 '푸른 용의 해' 활짝…10만 인파 환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세종대로엔 '자정의 태양' 떠올라…안전관리에 지자체·경찰 3천600명 투입
시민대표들 모여 타종…손 맞잡고 덕담…건강·안정·경제 회복·평화 기원 "10, 9, 8, 7, 6, 5, 4, 3, 2, 1,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
2024년 1월 1일 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큰 소리로 환호했다.
자정께 서울 기온은 0도 안팎으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이른 저녁부터 두꺼운 겉옷과 핫팩으로 무장한 채 새해를 기다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 참석 인원(5만명)의 두 배가량인 9만7천여명의 시민이 보신각과 세종대로 일대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가족, 연인,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손에 손을 맞잡고 새해 덕담과 포옹을 나눴다.
저마다 마음에 품은 간절한 소원을 비는 모습도 보였다.
지인들에게 새해 새 풍경을 담은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
종소리와 함께 세종대로에는 태양을 형상화한 지름 12m의 구조물 '자정의 태양'이 떠올랐다.
설렘과 기대를 품은 시민들은 어둠이 걷히고 올해의 새로운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순간이 연출되는 모습을 바쁘게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았다.
남자친구와 보신각을 찾은 정예진(20)씨는 "생각하지 못했던 직업을 갖게 됐는데 다행히 정착하고 다이내믹한 한해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2024년은 건강하고 안정감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새해 희망을 말했다.
충남 당진에서 매년 타종 행사를 보기 위해 가족들과 보신각을 찾는다는 이수호(50)씨는 "큰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고 둘째 아들이 유치원에서 마지막 해를 보내게 된다.
둘 다 마무리를 잘하고 중학교, 초등학교 진학도 잘 준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 소원을 묻는 말엔 "로또 당첨?"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 성북구에서 가족 6명과 온 서동일(49)씨는 "개인적으로 올 한해가 많이 힘들었다.
물가도 많이 올랐고 회사 일도 쉽지 않았다"며 보다 희망찬 새해를 꿈꾸기도 했다.
사회의 안정을 기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한수(26)씨는 "어려운 경제가 2024년에는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고 서울 강북구에서 온 김모(71)씨는 "사회와 경제 모든 면이 새해엔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독일에서 여행을 왔다는 조지아 국적의 애나(20)씨는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한 해였지만 새해에는 전 세계가 더 평화로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 장소에는 애나씨를 비롯한 많은 외국인도 함께했다.
애나씨의 일행인 소피아(27)씨는 "그간 여행했던 곳들과는 다른 곳을 와보고 싶어 한국 여행을 택했는데, 이렇게 새해를 맞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라고 했다.
이들은 타종 행사 뒤 K팝 공연이 이어진다는 말에 "보고 가야겠다"며 흥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타종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장, 시민대표 12명,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 등 총 22명이 참여해 33번 제야의 종을 울렸다.
시민대표로는 지난해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 당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을 발견하고 구조 활동에 나선 의인 윤도일 씨, 운영하는 안경원 밖에 쓰러져 있는 기초생활수급 노인을 구한 김민영 씨, 보호 종료 아동에서 자립준비 청년 멘토가 된 박강빈 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 김정자 씨 등이 나섰다.
오 시장은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시민을 향해 "타종 소리를 들으시면서 올 한해 있었던 슬펐던 일, 힘들고 어려웠던 일, 고통스러웠던 일 다 털어버리시고 새해에는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바란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타종 행사를 앞둔 전날 오후 11시부터는 퓨전 국악그룹 S.O.S(Season of Soul)가 사전공연을 펼쳤고 거리에선 메시지 깃발 퍼포먼스, 탈놀이와 북청사자놀음, 농악놀이패 공연이 열렸다.
타종 행사 이후에는 세종대로 카운트다운 무대에서 새해 축하 공연이 시작됐다.
현대무용단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와 아이돌 그룹 제로베이스원·엔하이픈·더보이즈·오마이걸이 K댄스와 K팝으로 흥을 더했다.
서울경찰청은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종로·남대문경찰서 소속 450명, 기동대 34개 부대 등 총 2천490여명을 투입했다.
행사가 열리는 종로1가 사거리부터 세종대로 사거리는 오전 7시까지 교통을 통제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직원과 교통관리 요원, 안전관리 요원 등 지난해의 약 2배 수준인 안전 인력 1천100여명을 동원했다.
경찰과 시·자치구 직원들은 일제히 경광봉을 들고 우측통행을 유도하며 동선을 관리했다.
세종대로를 따라 한파 쉼터와 종합안내센터, 의료센터가 마련됐고 사고에 대비해 구급차도 곳곳에 배치됐다.
시는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해 31일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1시까지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한다.
종각역 이용 고객은 인근 종로3가역이나 을지로입구역을 이용해야 한다.
광화문역도 출입구 곳곳이 통제됐고 타종 행사를 전후해 하차만 이뤄졌다.
당국은 혼잡 상황 발생 시 오전 2시까지 출입구를 통제하고 인근 역으로 분산 이동을 유도한다.
시청역에서는 열차가 운행된다.
행사 후에는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38개 노선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연합뉴스
시민대표들 모여 타종…손 맞잡고 덕담…건강·안정·경제 회복·평화 기원 "10, 9, 8, 7, 6, 5, 4, 3, 2, 1, 해피 뉴 이어(Happy new year)!"
2024년 1월 1일 0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푸른 용의 해' 갑진년(甲辰年)의 시작을 알리는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지자 시민들은 큰 소리로 환호했다.
자정께 서울 기온은 0도 안팎으로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민들은 이른 저녁부터 두꺼운 겉옷과 핫팩으로 무장한 채 새해를 기다렸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행사 참석 인원(5만명)의 두 배가량인 9만7천여명의 시민이 보신각과 세종대로 일대를 가득 메웠다.
이들은 가족, 연인,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손에 손을 맞잡고 새해 덕담과 포옹을 나눴다.
저마다 마음에 품은 간절한 소원을 비는 모습도 보였다.
지인들에게 새해 새 풍경을 담은 사진을 전송하기도 했다.
종소리와 함께 세종대로에는 태양을 형상화한 지름 12m의 구조물 '자정의 태양'이 떠올랐다.
설렘과 기대를 품은 시민들은 어둠이 걷히고 올해의 새로운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순간이 연출되는 모습을 바쁘게 휴대전화 카메라로 담았다.
남자친구와 보신각을 찾은 정예진(20)씨는 "생각하지 못했던 직업을 갖게 됐는데 다행히 정착하고 다이내믹한 한해를 잘 마무리한 것 같다"며 "2024년은 건강하고 안정감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고 새해 희망을 말했다.
충남 당진에서 매년 타종 행사를 보기 위해 가족들과 보신각을 찾는다는 이수호(50)씨는 "큰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이 되고 둘째 아들이 유치원에서 마지막 해를 보내게 된다.
둘 다 마무리를 잘하고 중학교, 초등학교 진학도 잘 준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개인적 소원을 묻는 말엔 "로또 당첨?"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서울 성북구에서 가족 6명과 온 서동일(49)씨는 "개인적으로 올 한해가 많이 힘들었다.
물가도 많이 올랐고 회사 일도 쉽지 않았다"며 보다 희망찬 새해를 꿈꾸기도 했다.
사회의 안정을 기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한수(26)씨는 "어려운 경제가 2024년에는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했고 서울 강북구에서 온 김모(71)씨는 "사회와 경제 모든 면이 새해엔 더 좋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독일에서 여행을 왔다는 조지아 국적의 애나(20)씨는 "개인적으로는 즐거운 한 해였지만 새해에는 전 세계가 더 평화로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 장소에는 애나씨를 비롯한 많은 외국인도 함께했다.
애나씨의 일행인 소피아(27)씨는 "그간 여행했던 곳들과는 다른 곳을 와보고 싶어 한국 여행을 택했는데, 이렇게 새해를 맞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라고 했다.
이들은 타종 행사 뒤 K팝 공연이 이어진다는 말에 "보고 가야겠다"며 흥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타종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현기 서울시의장, 시민대표 12명,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 등 총 22명이 참여해 33번 제야의 종을 울렸다.
시민대표로는 지난해 8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에서 벌어진 흉기난동 사건 당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성을 발견하고 구조 활동에 나선 의인 윤도일 씨, 운영하는 안경원 밖에 쓰러져 있는 기초생활수급 노인을 구한 김민영 씨, 보호 종료 아동에서 자립준비 청년 멘토가 된 박강빈 씨,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 김정자 씨 등이 나섰다.
오 시장은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시민을 향해 "타종 소리를 들으시면서 올 한해 있었던 슬펐던 일, 힘들고 어려웠던 일, 고통스러웠던 일 다 털어버리시고 새해에는 즐겁고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바란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앞서 타종 행사를 앞둔 전날 오후 11시부터는 퓨전 국악그룹 S.O.S(Season of Soul)가 사전공연을 펼쳤고 거리에선 메시지 깃발 퍼포먼스, 탈놀이와 북청사자놀음, 농악놀이패 공연이 열렸다.
타종 행사 이후에는 세종대로 카운트다운 무대에서 새해 축하 공연이 시작됐다.
현대무용단체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와 아이돌 그룹 제로베이스원·엔하이픈·더보이즈·오마이걸이 K댄스와 K팝으로 흥을 더했다.
서울경찰청은 제야의 종 타종 행사에 많은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종로·남대문경찰서 소속 450명, 기동대 34개 부대 등 총 2천490여명을 투입했다.
행사가 열리는 종로1가 사거리부터 세종대로 사거리는 오전 7시까지 교통을 통제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직원과 교통관리 요원, 안전관리 요원 등 지난해의 약 2배 수준인 안전 인력 1천100여명을 동원했다.
경찰과 시·자치구 직원들은 일제히 경광봉을 들고 우측통행을 유도하며 동선을 관리했다.
세종대로를 따라 한파 쉼터와 종합안내센터, 의료센터가 마련됐고 사고에 대비해 구급차도 곳곳에 배치됐다.
시는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해 31일 오후 11시부터 이날 오전 1시까지 지하철 1호선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한다.
종각역 이용 고객은 인근 종로3가역이나 을지로입구역을 이용해야 한다.
광화문역도 출입구 곳곳이 통제됐고 타종 행사를 전후해 하차만 이뤄졌다.
당국은 혼잡 상황 발생 시 오전 2시까지 출입구를 통제하고 인근 역으로 분산 이동을 유도한다.
시청역에서는 열차가 운행된다.
행사 후에는 안전한 귀갓길을 위해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38개 노선을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