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채안펀드 증액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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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009410] 워크아웃 신청 여파로 금융권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2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크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당일 빠른 정부 대책 발표와 연휴를 앞둔 시기 등으로 시장 충격은 제한적으로 나타났지만, 시차를 두고 리스크가 확대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카드 등을 검토하며 시장 불안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 PF 부실 '약한 고리'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부동산 PF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 자체는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사태 파장 추이에 따라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건전성 하락 우려 및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증권업의 태영건설 관련 직접 익스포저는 2천183억원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작년 9월 말 기준 신용보강(연대보증 개념) 5천647억원, 책임준공(준공 의무) 3천474억원이 추가 익스포저로 집계된다.
캐피탈의 경우 직접 익스포저는 없지만, 신용보강 3천174억원, 책임준공 3천522억원이 익스포저로 파악된다.
각 업권의 자본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부담 수준이라는 것이 정부와 금융권의 인식이다.
문제는 이번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시장 분위기가 더욱 악화하면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PF 사업에 주로 선순위로 투자한 반면 증권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은 후순위로 투자한 경우가 많고, 지방·상업용 시설 등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 높다.
특히 제2금융권은 공사 시작 전 사업 초기대출을 뜻하는 브릿지론 비율이 높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PF 대출에서 브릿지론 비율은 저축은행이 58%로 가장 높았고, 캐피탈(39%), 증권사(33%) 등 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부터 정리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브릿지론에 들어가 있는 일부 캐피탈사와 증권사, 저축은행 등은 부실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단기자금시장 영향 불가피…1분기 만기 PF-ABCP 16.7조
2금융권 건전성 저하 및 이에 대한 신용 경계감 등으로 단기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된다.
특히 부동산 PF의 주된 자금 조달 수단인 PF-ABCP(자산유동화어음), 기업어음(CP), 여전채 등의 차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증권사가 신용공여를 한 PF-ABCP 등 PF 채무보증 규모는 작년 3분기 기준 21조7천억원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PF-ABCP 규모는 20조3천억원인데 이 중 16조7천억원(82%)이 1분기에 만기를 맞는다.
특히 우량물(A1)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A2 이하 PF-ABCP 3조3천억원어치에는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때에도 A2 등급 PF-ABCP는 단기시장 경색의 '진원지'로 지목된 바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여파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조달 부담 가중으로도 번질 수 있다.
특히 카드사보다 신용등급이 대체로 낮은 캐피털사의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증권회사와 여전사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대응 여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 건전성이 저하될 경우 증권사는 PF 채무보증 이행에 따른 유동성 수요 확대, 여전사는 신용 스프레드 증가에 따른 여전채 발행 비용 증가로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소방수' 채안펀드 20조→30조 늘리나…"필요시 추가 확대"
이에 정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직후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가동한다며 시장 불안을 적극 차단하고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고 "시장안정 조치는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50조원+α' 수준으로 가동한 이후 PF 및 건설사 지원 조치가 순차적으로 추가돼 현재 85조원 수준"이라며 "필요시 추가 확대해 시장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유동성 지원 수단의 대표 격인 채안펀드 한도 증액 카드까지 꺼내 들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에 따라 채안펀드 최대 운용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안펀드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 출자해 우량 금융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83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스프레드를 해소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 '소방수'로 불린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건설사 발행 회사채·CP 매입과 건설사 보증 PF-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고, 단기자금 성격의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85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대책이 향후 1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추가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PF 리스크가 1년 이상 노출된 악재라는 점에서 레고랜드 사태 때와 같은 무분별한 시장 공포로 확산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실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 28일 시장에는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
특히 유동성 위기에 취약한 2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크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당일 빠른 정부 대책 발표와 연휴를 앞둔 시기 등으로 시장 충격은 제한적으로 나타났지만, 시차를 두고 리스크가 확대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는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 규모를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카드 등을 검토하며 시장 불안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 증권·캐피탈·저축은행 등 PF 부실 '약한 고리'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계기로 가뜩이나 어려운 부동산 PF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 자체는 충분히 감내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사태 파장 추이에 따라 증권, 캐피탈,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건전성 하락 우려 및 자금 조달 부담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증권업의 태영건설 관련 직접 익스포저는 2천183억원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작년 9월 말 기준 신용보강(연대보증 개념) 5천647억원, 책임준공(준공 의무) 3천474억원이 추가 익스포저로 집계된다.
캐피탈의 경우 직접 익스포저는 없지만, 신용보강 3천174억원, 책임준공 3천522억원이 익스포저로 파악된다.
각 업권의 자본 규모에 비해 크지 않은 부담 수준이라는 것이 정부와 금융권의 인식이다.
문제는 이번 워크아웃 신청을 계기로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시장 분위기가 더욱 악화하면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다.
은행이나 보험사가 PF 사업에 주로 선순위로 투자한 반면 증권사, 캐피탈사, 저축은행 등은 후순위로 투자한 경우가 많고, 지방·상업용 시설 등 고위험 사업장 비중이 높다.
특히 제2금융권은 공사 시작 전 사업 초기대출을 뜻하는 브릿지론 비율이 높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전체 PF 대출에서 브릿지론 비율은 저축은행이 58%로 가장 높았고, 캐피탈(39%), 증권사(33%) 등 순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브릿지론 단계의 사업장부터 정리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브릿지론에 들어가 있는 일부 캐피탈사와 증권사, 저축은행 등은 부실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단기자금시장 영향 불가피…1분기 만기 PF-ABCP 16.7조
2금융권 건전성 저하 및 이에 대한 신용 경계감 등으로 단기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된다.
특히 부동산 PF의 주된 자금 조달 수단인 PF-ABCP(자산유동화어음), 기업어음(CP), 여전채 등의 차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증권사가 신용공여를 한 PF-ABCP 등 PF 채무보증 규모는 작년 3분기 기준 21조7천억원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PF-ABCP 규모는 20조3천억원인데 이 중 16조7천억원(82%)이 1분기에 만기를 맞는다.
특히 우량물(A1)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A2 이하 PF-ABCP 3조3천억원어치에는 경계심이 커질 수 있다.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때에도 A2 등급 PF-ABCP는 단기시장 경색의 '진원지'로 지목된 바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여파는 여신전문금융회사(여전사)의 조달 부담 가중으로도 번질 수 있다.
특히 카드사보다 신용등급이 대체로 낮은 캐피털사의 발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은 "증권회사와 여전사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대응 여력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면서도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 건전성이 저하될 경우 증권사는 PF 채무보증 이행에 따른 유동성 수요 확대, 여전사는 신용 스프레드 증가에 따른 여전채 발행 비용 증가로 자금 조달 여건이 빠르게 악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소방수' 채안펀드 20조→30조 늘리나…"필요시 추가 확대"
이에 정부는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직후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가동한다며 시장 불안을 적극 차단하고 나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거시경제·금융 현안 간담회를 열고 "시장안정 조치는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50조원+α' 수준으로 가동한 이후 PF 및 건설사 지원 조치가 순차적으로 추가돼 현재 85조원 수준"이라며 "필요시 추가 확대해 시장 변동성의 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유동성 지원 수단의 대표 격인 채안펀드 한도 증액 카드까지 꺼내 들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시장 상황에 따라 채안펀드 최대 운용 규모를 현재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안펀드는 은행과 증권, 보험 등 금융권이 공동 출자해 우량 금융채와 회사채 등에 투자해 유동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재 83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과도한 스프레드를 해소하는 안전판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 '소방수'로 불린다.
이밖에 금융당국은 건설사 발행 회사채·CP 매입과 건설사 보증 PF-ABCP에 대한 차환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하고, 단기자금 성격의 PF-ABCP를 장기 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보증 프로그램도 증액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85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대책이 향후 1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여러 추가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PF 리스크가 1년 이상 노출된 악재라는 점에서 레고랜드 사태 때와 같은 무분별한 시장 공포로 확산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실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달 28일 시장에는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