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포조선의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조감도. HD현대그룹 제공
현대미포조선의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조감도. HD현대그룹 제공
HD현대그룹은 친환경·디지털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자율 운항 분야에서 지속적인 우위를 유지하면서 무인화·전동화 기술 등을 개발해 미래 선박·에너지·건설기계 분야에서 초격차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제조업을 넘어 기술 중심의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조선·해양 부문에서는 친환경 선박 기술을 고도화하고 미래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차세대 선박 연료인 메탄올이 대표적이다. 기존 벙커C유와 비교해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 등 미래 에너지 기술도 확보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2022년 글로벌 에너지기업 쉘, 두산퓨얼셀, 하이엑시엄, DNV와 컨소시엄을 맺고 2025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고체산화물연료전지를 장착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장기적으로 연료전지를 추진 동력원으로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친환경 선박을 개발, 공급할 계획이다.

수소 관련 기술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4월 제너럴일렉트릭(GE), 플러그파워, SK E&S와의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내에 연 25만t 규모의 블루수소를 생산·유통·활용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블루수소 생산 과정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운송할 4만㎥급 대용량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을 세계 최초로 건조하게 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도 힘쏟고 있다. 작년 12월 ‘미래 첨단 조선소(FOS)’의 1단계 프로젝트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구축했다. 올해부터는 2단계인 ‘연결·예측 가능한 조선소’를 마련한다. 2030년까지 FOS 프로젝트를 완료해 생산성을 기존보다 30% 높이고, 공기를 30% 단축하겠다는 목표다.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 회사로 전환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3대 친환경 미래사업인 블루수소,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충남 대산에 건설 중인 13만t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2024년 초부터 상업 가동한다.

건설기계 부문은 지난해 북미 등 선진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래 시장 공략을 위해 무인화·자동화 등 첨단기술 솔루션을 적용한 친환경 건설장비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