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왼쪽)은 지난해 12월 26일 미래에셋희망재단과 주식 기부약정서를 체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왼쪽)은 지난해 12월 26일 미래에셋희망재단과 주식 기부약정서를 체결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국가 인재 육성을 위해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2세 경영이 아닌 전문 경영인 체제를 약속한 박 회장의 의지가 다시 한번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그룹은 2일 창업주인 박 회장이 지난달 26일 미래에셋희망재단과 이 같은 기부약정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기부는 현행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와 관련한 규제 등이 완화되는 시점에 진행될 예정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는 ‘박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로 이어진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이 지분 48.63%, 부인 김미경 씨가 10.2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 회장의 세 자녀와 조카 등도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실상 가족회사다. 박 회장은 이전부터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한 채 이사회에 참여하겠지만 회사 경영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박 회장이 기부 의사를 밝힌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의 가치를 약 2500~3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래에셋희망재단은 박 회장이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1998년 설립 이후 국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업과 자기 계발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 공헌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도 향후 가족 간 협의를 통해 기부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향후 미래에셋희망재단에서 기부받은 주식을 통해 한국경제의 근간인 과학기술 발전과 청년인재육성에 쓰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 측은 "주식 기부 약속은 2세 경영이 아닌 전문 경영인 체제를 약속한 박 회장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박 회장이 미래에셋 창업 이후 재단을 설립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취지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