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증시 첫 거래일을 반도체와 바이오주가 이끌면서 코스피·코스닥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이 겹치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이달 ‘숨 고르기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해 첫날부터 반도체·바이오 달렸다

새해 첫 증시 견인한 반도체·바이오

2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0.53% 오른 2669.81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1.43% 오른 878.93에 마쳤다. 이날 증시 상승을 주도한 건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284억원어치, 기관은 11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가 커지며 외국인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이날 1.4% 오른 7만9600원에 마감하면서 ‘8만전자’에 가까워졌다. 장중 7만9800원까지 뛰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 역시 0.6% 오른 14만2400원에 마감했다. 원익QnC(11.3%), 해성디에스(10.6%), 리노공업(9.8%) 등 소재·부품·장비주는 더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제약·바이오주도 이날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셀트리온은 14.8% 급등했고, 형제 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바이오주 시총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3.8%)를 비롯해 HLB(4.9%), 삼천당제약(3.3%), SK바이오팜(2.6%) 등도 상승 마감했다. KRX 헬스케어지수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19.8% 급등했다.

2700 다가서는데 증권가는 “곧 상단”

다만 증권가에서는 “곧 상승세가 그치고 상당 기간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날까지 삼성, NH, 키움, 신한, KB, 대신 등 6개 증권사가 내놓은 1월 코스피지수 예상 변동폭(밴드)은 평균 2476~2693 사이였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2655.28에 마친 점을 고려하면 이달 상승 폭을 최대 1.4%로 본 셈이다. 증권사별로 보면 KB증권이 2760으로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악화 상황이 아니라면 현재 금리 인하 기대는 극도로 과도한 수준”이라며 “코스피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정상화된 후 숨 고르기 장세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최근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연초 증시가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는 배경으로 꼽힌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전망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113개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7조5364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0.38% 하향됐다.

일각에선 지수 상승 모멘텀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월에는 신년에 대한 기대 등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는 일이 잦다”며 “증권사 전망치보다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