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월가에 올해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넘쳐나고 있다. 지난해 예상보다 강한 고용 및 소비지표를 기반으로 뉴욕증시가 오른 것처럼 올해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과 관련 기업이 투자자들의 매수심리에 불을 붙일 것으로 예상했다. 무엇보다 미 중앙은행(Fed)이 올 상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낙관론을 확산시키고 있는 근거다.
월가, 연초부터 자신감…"S&P지수 5100 간다"

“올해 S&P500 수익률 7%”

1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올해 S&P500지수 목표치를 5100으로 잡았다. 지난달 29일 종가인 4769.83에서 약 7% 오른 수치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주식 수석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금리가 장기적으로 더 높아지는 대신, 더 낮아지고 더 빨리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이 지난달 메이저 펀드 매니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Fed가 금리를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의 60% 이상은 1년 안에 미 국채 금리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BoA증권이 설문 조사한 이래 미 국채 금리 하락에 베팅한 사람이 이처럼 많았던 적은 없다.

투자자문업체 레이먼드제임스의 수석전략가인 매트 오턴은 “최근의 움직임(채권 가격 상승)에도 불구하고 채권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낙관적인 전망이 퍼진 것은 올 상반기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희망 때문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지난달 13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열린 기자 회견에서 “금리 인하 논의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연말 산타랠리에 불을 지폈다. 결과적으로 S&P500지수는 지난해 24.2% 오르며 강한 반등장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13.7%, 나스닥지수는 43.4% 상승했다.

올해 기업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새해 S&P500 기업들의 이익이 11.6%, 2025년에는 1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열풍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마이크로소프트(AI)를 비롯해 엔비디아 등 AI 관련주가 강력한 성장동력을 발판으로 뉴욕증시를 이끌 것이란 설명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에선 2일 오전 12시40분(현지시간) 기준으로 Fed가 올해 3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은 72.4%다.

“금리 인하 예상보다 늦으면 실망 클 것”

일각에선 미 Fed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가 너무 크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Fed는 FOMC 정례회의 직후 발표한 전망에서 2024년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페드워치에 따르면 월가에선 올해 6~7차례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 3월 FOMC에서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Fed가 시장 기대보다 더 늦게 또 더 작은 폭으로 금리를 인하할 경우 투자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JP모간체이스는 S&P500지수 목표치를 현시점보다 10%가량 하락한 4200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오턴 수석전략가는 “Fed의 입장보다 시장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은 리스크가 될 수 있다”면서도 “그런 불안정성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