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가 출소 후 법원이 지정한 시설에서 거주하도록 하는 일명 ‘한국형 제시카법’의 정부안이 마련됐다.

법무부는 2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위험 성폭력 범죄자의 거주지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한국형 제시카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조만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본격적인 입법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한국형 제시카법’은 만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폭력범죄를 저질렀거나 세 차례 이상 성폭력범죄를 저질러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사람 중 징역 10년 이상을 선고받은 자는 출소 이후 법원이 정한 곳에서만 살 수 있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거주 장소는 지역별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이나 신축 예정인 거점 숙소로 정할 예정이다.

현재 전자장치를 부착하고 감독을 받고 있는 전과자도 검사가 청구한 거주지 제한명령을 법원이 받아들이면 특정 지역에서만 지내야 한다. 이미 출소한 조두순 김근식 박병화 등의 성범죄자도 거주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고위험 성범죄자가 직접 정부에 거주지를 변경해달라고 신청하는 것이 가능하다.

법무부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전자장치 부착자 중 거주 제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고위험 성범죄자는 325명이다. 올해 출소 예정자 중 적용 대상자는 59명으로 추산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