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엔비디아 업고 작년에 88% 오른 SK하이닉스…상승세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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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오를 땐 2~3배까지 상승…아직 여력 남았다”
HBM 분야 독주도 향후 2년간 지속될 전망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작년 한 해 동안 두배 가깝게 오른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새해 첫 거래일에도 이어졌습니다.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과잉으로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면서 주가가 랠리를 펼쳤습니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 반등이 본격화되면서 실적도 정상화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시황 반등 본격화…“아직 주가 상승 여력 남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 SK하이닉스는 0.64% 오른 14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작년 연간으로 88.67% 상승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연간 상승률 41.95% 대비 2배 이상입니다.
[마켓PRO] 엔비디아 업고 작년에 88% 오른 SK하이닉스…상승세 이어갈까
일각에서는 SK하이닉스 주가의 정점(피크아웃)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증권가 반도체섹터 전문가들의 의견은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았다는 데 모이고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업황의 본격적 반등이 시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정보기술(IT) 부품회사들이 내놓은 가이던스를 근거로 “올해 주요 정보기술(IT) 세트 제품 수요는 2년여간의 감소 구간을 마감하고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작년 3분기까지 1년째 적자행진을 이어온 SK하이닉스 실적의 정상화 기대도 커지는 중입니다. 조 단위 영업손실 규모가 작년 4분기에는 2703억원으로 축소됐을 것이란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형성돼 있습니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 하이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에 흑자전환한다는 장밋빛 전망도 내놨습니다.

SK하이닉스가 작년 4분기 1613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을 것이라고 전망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시장 기대치보다 더욱 크게 반등했을 것”이라며 “유통재고 정상화와 생산 감축 영향으로 ‘공급자 우위’로 돌아선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당분간 가격의 상승 탄력이 강해지는 업황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이 지속될지 불투명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도 가격 상승구간에 진입했으나 여전히 재고 수준이 높고 세재 전환 효과가 D램 만큼 크지 않다”며 “만약 업계의 낸드플래시 가동률이 조기 정상화될 경우 가격의 상승 탄력이 하락하고, 이 분야 적자 축소의 속도도 기존 예상 대비 지역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의 상승 여력이 아직 남았다고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분석합니다. 그는 “과거 사이클에서 주가는 하락기에 반토막나고, 오르면 2~3배까지 상승했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로 보면 SK하이닉스는 2배라는 심리적인 저항이 있지만, 공급의 지속적인 조절과 AI로 인한 ‘대박’ 효과를 감안하면 아직 상승여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켓PRO] 엔비디아 업고 작년에 88% 오른 SK하이닉스…상승세 이어갈까

“엔비디아 공급망 내 독과점적 지위 유지될 것”

작년에 SK하이닉스의 주가를 밀어 올린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관련 모멘텀도 아직 힘을 다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이 분야에서 SK하이닉스의 독주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제품인 HBM3E부터는 삼성전자도 엔비디아로의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물량 비중이 크지 않아 엔비디아로의 HBM 공급사들 중 SK하이닉스의 독과점적 지위가 지속될 전망입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아닉스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6세대 제품인 HBM4 개발을 엔비디아와 6개월 전부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2년 동안 HBM 시장에서 독주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HBM 분야에서의 기술적 경쟁 우위의 의미는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 산업 내 경쟁의 핵심이 점유율에서 기술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황민성 연구원은 “이제 공격적인 투자와 점유율을 통한 경쟁은 의미가 크게 줄었다. 망할 업체도 없고, 미국과 중국의 대치 속에서 지적학적으로 누구도 시장을 독점하기 어렵다”며 “이제는 기술로 대박을 내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