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씬 시티'에 뚝 떨어진 행성…360도 살아있는 지구를 담다 [라스베가스 스피어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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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스피어 행성에서 떠난 지구여행
스피어가 제작한 SF +자연다큐 영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지구에서 온 엽서'
스피어가 제작한 SF +자연다큐 영화
대런 아로노프스키의 '지구에서 온 엽서'
네바다주는 거대한 사막 지대다. 네바다주의 대표 도시인 라스베가스는 1935년 콜로라도강에 '후버댐'을 지으며 도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척박했던 땅을 인간의 손으로 개척하고, 카지노를 합법화하며 세계적인 관광 도시가 된, 미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그야말로 '혁신의 땅'이다.
라스베가스 카지노와 호텔에만 머물다 간 사람들은 이 도시 인근에 드넓게 펼쳐진 네바다주의 대자연이 얼마나 신비로운 지 알지 못한다. 네바다주 최초의 사막 국립공원도, 거대한 콜로라도강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산맥도 카지노 룰렛과 슬롯머신, 잿빛 연기 속에 가려져 있을 뿐이다.
인공의 불빛에 현혹돼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였을까. 라스베가스 스피어가 개장하며 직접 제작한 50분짜리 영화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 From Earth)'는 네바다주 사막 협곡을 넘어 심해의 물고기떼, 정글의 작은 곤충과 아프리카 초원의 기린은 물론 사자와 각종 희귀 식물까지 도시인들이 직접 마주하기 힘든 자연의 속살들을 파노라마로 펼쳐 놓는다. 감독은 영화 '블랙스완'과 '더 웨일' 등을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지구와 우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SF 영화이자, 생태계의 경이와 우주의 광활함을 담은 스펙타클을 선보였다. 스피어는 U2처럼 세계적인 밴드의 공연 무대로서도 손색이 없지만, 스피어가 줄 수 있는 최대치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다면 '스피어 익스피리언스: 지구에서 온 엽서'를 더 추천한다.
갑작스레 원숭이가 튀어 나오고, 지진으로 의자가 흔들리고, 사막의 모래바람과 함께 서늘함이 느껴지고, 물고기떼를 만날 땐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간듯 50분 간 오감(五感)을 모조리 깨울 수 있다. 스피어는 이 공간에 최적화된 영화의 제작을 위해 별도의 '스피어 스튜디오'를 만들고 감독과 함께 특수 카메라로 전 세계를 누볐다. 실제 둥근 구 형태의 스피어 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감상의 각도를 감안해 동굴 안에서 올려다보는 각도로 상당 부분 촬영됐다. 머리 위로 푸른 물고기 떼가 지나고 고래와 가오리가 몸 옆을 스칠 때면 객석에선 박수와 환호가 교차했다. 아이맥스와 4DX 등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관객이어도 180도 스크린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영상미엔 입을 다물기 어려울 지경. 다만 파괴된 지구에서 우주의 어떤 행성으로 날아가 다시 지구를 들여다보는 설정과 "우리는 우리가 가장 사랑한 것을 파괴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전부인 교훈적 서사는 다소 진부하다. 이 영화는 두 가지 면에서 강한 인상과 앞으로의 과제를 동시에 던진다. '세계 최대의 인공 도시에서 만나는 대자연'이라는 아이러니컬한 주제는 기존 라스베가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점이자 '무엇이든 가능한 장소'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반대로 '스피어 온리'라는 한계도 보였다. 앞으로 스피어는 계속해서 이런 '맞춤형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 내놓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라스베가스=김보라 기자
인공의 불빛에 현혹돼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였을까. 라스베가스 스피어가 개장하며 직접 제작한 50분짜리 영화 '지구에서 온 엽서(Postcard From Earth)'는 네바다주 사막 협곡을 넘어 심해의 물고기떼, 정글의 작은 곤충과 아프리카 초원의 기린은 물론 사자와 각종 희귀 식물까지 도시인들이 직접 마주하기 힘든 자연의 속살들을 파노라마로 펼쳐 놓는다. 감독은 영화 '블랙스완'과 '더 웨일' 등을 연출한 대런 아로노프스키. 지구와 우주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SF 영화이자, 생태계의 경이와 우주의 광활함을 담은 스펙타클을 선보였다. 스피어는 U2처럼 세계적인 밴드의 공연 무대로서도 손색이 없지만, 스피어가 줄 수 있는 최대치의 매력을 경험하고 싶다면 '스피어 익스피리언스: 지구에서 온 엽서'를 더 추천한다.
갑작스레 원숭이가 튀어 나오고, 지진으로 의자가 흔들리고, 사막의 모래바람과 함께 서늘함이 느껴지고, 물고기떼를 만날 땐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간듯 50분 간 오감(五感)을 모조리 깨울 수 있다. 스피어는 이 공간에 최적화된 영화의 제작을 위해 별도의 '스피어 스튜디오'를 만들고 감독과 함께 특수 카메라로 전 세계를 누볐다. 실제 둥근 구 형태의 스피어 안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감상의 각도를 감안해 동굴 안에서 올려다보는 각도로 상당 부분 촬영됐다. 머리 위로 푸른 물고기 떼가 지나고 고래와 가오리가 몸 옆을 스칠 때면 객석에선 박수와 환호가 교차했다. 아이맥스와 4DX 등을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관객이어도 180도 스크린에 펼쳐지는 압도적인 영상미엔 입을 다물기 어려울 지경. 다만 파괴된 지구에서 우주의 어떤 행성으로 날아가 다시 지구를 들여다보는 설정과 "우리는 우리가 가장 사랑한 것을 파괴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전부인 교훈적 서사는 다소 진부하다. 이 영화는 두 가지 면에서 강한 인상과 앞으로의 과제를 동시에 던진다. '세계 최대의 인공 도시에서 만나는 대자연'이라는 아이러니컬한 주제는 기존 라스베가스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점이자 '무엇이든 가능한 장소'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반대로 '스피어 온리'라는 한계도 보였다. 앞으로 스피어는 계속해서 이런 '맞춤형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 내놓아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라스베가스=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