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본 것, 들은 것 다 잊어라" 22세기의 콜로세움, 스피어의 비밀[라스베가스 스피어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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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어에서 열리는 공연이나 영화를 예매하면 '22세기 미래로의 초대장'을 받는다. 말 그대로 21세기의 기술을 총집합시켜 다음 세기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상상 속의 공간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스피어를 만든 제임스 로렌스 돌란 회장은 한 인터뷰에서 "다음 세대에 남길 '콜로세움'"이라고도 했다.
![라스베가스 스피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77461.1.jpg)
일단 건축물 자체가 기념비적이다. 3000t의 철강이 쓰였고, 1만t의 콘크리트가 지붕을 덮고 있다. 외관에 쓰인 LED의 너비는 5만4000㎡. 16K 초고화질 LED로 무장한 스피어의 내부 스크린은 1만5000㎡너비를 자랑한다. 축구장 두 개와 맞먹는 규모다. 강철과 콘크리트 같은 건축 자재 위에 수백 만 개의 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얇은 유리 두께로 정교하게 배치된 배경엔 하루 평균 1500명, 많게는 2500명에 달하는 사람들의 노동이 있었다.
이렇게 조형된 화면엔 고도로 시뮬레이션된 바람과 향기, '빔 포밍'이라는 오디오 기술이 녹아 있다. 내장된 스피커의 수만 16만7000개. '홀로플롯'이라는 회사에서 설계한 스피커 시스템은 장거리에서 음파를 제어하는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오디오를 투사하는데, 공연장으로 가는 복도와 대기 공간에서도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라스베가스 스피어](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77462.1.jpg)
스피어 안에서 사람들을 마주하는 건 스피어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중 하나인 '아우라(Aura)'다. 로비 곳곳에서 예상 밖 질문을 쏟아내는 사람들과 상냥한 목소리로 대화한다.
2. '씬 시티'여서 가능했던 모험
스피어는 겉모습과 짧은 공연 실황 영상만으로도 단숨에 전 세계인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하지만 그만큼 환경 문제, 특히 '빛 공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런던 동부에서 추진 중이던 '스피어 런던'도 빛 공해를 이유로 무산됐고, 같은 맥락에서 라스베가스 이전 건축 희망지였던 샌프란시스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스피어 개관 최초 콘서트인 U2 UV : Achtung Baby 공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77402.1.jpg)
베네치안 호텔과 연계된 스피어는 공연이나 영화의 티켓 가격 외에도 '2박 3일 VIP 패키지' 등을 구성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스위트룸 숙박과 한정판 굿즈, 패스트 트랙 입장권이 포함된 상품은 인당 1000~2000달러(약 130만~26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스피어 개관 최초 콘서트인 U2 UV : Achtung Baby 공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77393.1.jpg)
대형 건축물은 원래 가까이서 보는 것보다 멀리서 감상할 때 더 멋지다. 소란스럽고 북적이는 곳을 떠나 라스베가스 스피어의 미디어 파사드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더 웨스틴 라스베가스 호텔'의 주차타워에 가보자. 스피어에서 걸어서 10분 거리로, 언제든 입장이 가능한 그야말로 숨은 명소다. 라스베가스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물인 대관람차 '하이 롤러' 안에서도 느긋하게 '스피어 쇼'를 볼 수 있다. 링크호텔과 연결된 하이 롤러는 2013년 완공돼 스피어뿐만 아니라 라스베가스의 전경과 야경을 감상하기 좋다. 가격은 시간대에 따라 1인당 29~38달러다.
![스피어 개관 최초 콘서트인 U2 UV : Achtung Baby 공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77399.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