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인 정착·가자 주민 외국 이주 주장에 선 그어
美국무부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땅…주민 이주 반대"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인들의 가자지구 내 정착과 현지 팔레스타인인들의 해외 이주가 필요하다는 이스라엘 극우 성향 정치인들의 발언을 "선동적이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부 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의 관련 발언에 대해 이같이 밝히며 "거부"(rejection·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정부 인사들로부터 그러한 발언들은 이스라엘 정부의 정책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을 계속해서 들어왔다"며 "그런 발언들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미국)는 가자지구가 팔레스타인 땅이며, 앞으로도 팔레스타인의 땅으로 남아있을 것이며, 하마스가 더 이상 가자지구의 미래를 통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어떤 테러 집단도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없음을 분명하고, 일관적이고, 명확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로 그것이 우리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주변 지역과 세계의 이익을 위해 추구하는 미래상"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의 이번 입장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가자지구 미래상과 관련, 이스라엘의 재점령에 반대한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극우 성향의 스모트리히 장관 등은 지난달 31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끝나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로 유대인 정착민이 돌아가야 한다면서, 가자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은 다른 국가에 재정착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으로 가자지구를 점령했으나 1993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의 오슬로협정 체결로 1994년부터 팔레스타인의 잠정 자치가 시작됐다.

2005년에는 평화협정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남은 유대인 정착촌을 포기하고 자국민과 군대를 철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