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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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약·바이오 분야 투자는 2023년 대비 활발해질 것이라고 키움증권이 3일 분석했다. 기술수출 소식 및 우수한 임상 데이터 발표가 이어진다면 개선된 투자심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이날 제약·바이오 산업 종사자와 벤처캐피털(VC) 등 금융업 종사 8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융 종사자의 44%가 2023년 대비 투자 확대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며 “산업계 연구개발(R&D) 투자는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답이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이 밝아진 이유로는 금리 안정화, 그리고 연달아 터지고 있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 기술이전 계약이 꼽힌다.

지난달 미국 중앙은행(Fed)이 사실상 긴축 중단을 선언하자 글로벌 투자업계에선 ‘바이오가 2024년 가장 수혜를 받는 업종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간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바이오 분야 투자는 사실상 끊겼고, 자체 매출없이 외부 자금으로 수년간 R&D를 이어가야 하는 바이오 기업들은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즈(FT)는 “금리 상승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쳤지만 특히 바이오 업종에 손상(damaging)을 입혔다”며 “바이오는 최근 금리 변화(recent shift) 기대 속에 가장 큰 이득을 볼 섹터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허혜민 연구원은 “바이오 산업 구조조정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이미 주가는 선반영돼 바닥을 다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코스닥 제약 지수도 2021~2022년간 있었던 코로나19 거품을 모두 반납한 상태”라고 말했다.

빅파마의 인수합병(M&A) 및 기술이전 딜 소식이 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요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분야에서 연달아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당장 지난 2일(현지시간)만 해도 스위스 대표 제약사 로슈가 중국 ADC 기업 메디링크와 최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글로벌 빅파마들은 ‘특허절벽’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파이프라인(후보물질)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2030년까지 190개 약물 특허가 만료되는데, 그중 69개가 블록버스터다.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리제네론의 아일리아, 존슨앤드존슨의 스텔라라, 일라이릴리의 트룰리시티 등이 모두 대상이며 특히 업계에서는 2029년 특허 만료로 인한 매출 하락 규모가 가장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허혜민 연구원은 “빅파마 기술이전 소식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돼 작은 호재에도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며 “활발한 기술수출 건수 증가, 우수한 임상 데이터 발표 소식이 잦아야 이러한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