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사진=REUTERS
올해 신용도가 높은 투자적격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투기 등급 회사채(정크본드) 수익률을 앞지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경기가 둔화하고 금리가 떨어지게 되면 신용도가 탄탄한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수익성이 낮아진 정크본드 수요는 더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 월가 투자은행(IB)들은 올해 투자 등급 회사채가 정크본드보다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에 따라 투자 등급 회사채가 정크본드를 앞지를 경우 2020년 이후 4년 만에 수익률이 역전된다.

JP모건은 올해 투자 적격 등급 회사채 수익률 평균값이 연 12%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크본드 수익률은 연 11%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 등급 회사채가 연 9%, 정크본드는 연 7%를 기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신용위험이 큰 정크본드보다 투자 등급 회사채 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미 월가에서 투자 등급 회사채 투자를 권유하는 이유는 거시경제의 변화 때문이다. 미 중앙은행(Fed)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등급채권 수익률이 반등할 것이란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투자 등급 회사채가 상대적으로 정크본드에 비해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장기간 고정금리로 채권을 발행해서다.
"4년 만에 수익률 역전된다"…경기 둔화에 수익률 뛴다는 곳
경기 둔화도 변수로 꼽힌다. 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둔화할 경우 신용도가 높은 투자 등급 회사채에 수요가 몰릴 것이란 관측이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둔화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 실적에 보다 큰 부담을 줄 것이다"라며 "차입비용이 절감되는 혜택을 누려도 신용도가 높은 기업에 못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작년 11월 Fed가 금리를 조만간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 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급증했다. 두 달 연속 수익률이 연 10%를 웃돌았다. 작년 평균 수익률은 연 8.8%를 기록했다. 작년 투기 등급 회사채 평균 수익률은 12.9%를 기록했다. 다만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연 13%에 육박하던 수익률이 소폭 감소한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투자 등급 회사채 투자도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국 경제가 불황 없이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는 '연착륙' 대신 불황을 수반하는 '경착륙'으로 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 경제가 단기 불황에 빠지면 투자 등급 회사채 수익률도 대폭 축소될 수 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은 투자 서한을 통해 "경착륙이 이뤄질 경우 회사채에 대한 하방 압력이 상당할 것"이라며 "지금 당장 투자 등급 회사채에 투자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권유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