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인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의 단행본 이미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웹툰인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의 단행본 이미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 팬덤 시장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굿즈가 웹툰의 새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카카오가 웹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든 굿즈로 독자들에게서 1주일 만에 자금 30억원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네이버는 웹툰 굿즈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온라인 채널을 개설하고 현지 패션 브랜드와 협업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툰 굿즈로 30억원 모금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 펀딩 플랫폼인 텀블벅에서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의 단행본을 출시하기 위해 진행한 크라우드펀딩에서 모금액 30억원을 넘겼다고 3일 발표했다. 이 펀딩 플랫폼이 2011년 개설된 이후 최대 규모 모금액이다. 크라우드펀딩은 특정 상품을 제작하고자 다수의 개인에게서 자금을 모으는 행위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8일 펀딩 개시 첫날에만 20억원을 모았다.

이번 모금 흥행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후원자에게 제공하는 굿즈가 결정적이었다. 팬들은 후원 규모에 따라 열쇠고리, 머그컵, 마우스장패드, 포토카드 등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의 IP를 활용한 굿즈를 받아볼 수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버추얼 아이돌인 ‘이세계아이돌’을 활용해 이 웹툰과 ‘차원을 넘어 이세계아이돌’ 등 웹툰 2편을 공급하고 있다. 이들 웹툰의 누적 조회수는 1000만회를 넘겼을 정도로 시장 반응이 좋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다른 웹툰에서도 굿즈 판매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회사의 웹툰 ‘데뷔 못 하면 죽는 병 걸림’으로 지난해 5월 팝업스토어를 열어 2주간 10억원이 넘는 매출을 냈다. 오는 7일까지 서울 마포구에서 다른 웹툰 4편의 굿즈를 판매하는 카페도 운영하기로 했다.

네이버웹툰도 굿즈로 美 온라인 시장 공략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웹툰 독자 중 굿즈를 구매해 본 비율은 지난해 기준 45%에 이른다. 10대의 경우엔 이 비율이 52%에 달했다. 독자 중 절반 이상이 웹툰을 소재로 한 상품에 지갑을 연단 얘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돌과 웹툰이 결합해 팬덤 산업을 키우고 있다”며 “앞으로도 팬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흥미 요소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이 지난해 11월 개설한 웹툰 굿즈 판매 웹사이트인 '웹툰샵'. 웹툰샵 웹사이트 캡처
네이버웹툰이 지난해 11월 개설한 웹툰 굿즈 판매 웹사이트인 '웹툰샵'. 웹툰샵 웹사이트 캡처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웹툰도 굿즈로 독자들과의 시장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더현대서울,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스타필드 코엑스몰 등에서 팝업스토어를 열어 방문객 17만명을 끌어들였다. 이달 25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새 팝업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미국 시장도 노린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11월 해외 독자들을 겨냥해 영문으로 된 웹툰 굿즈 판매 사이트를 개설했다. 현재 이 사이트의 굿즈 소재가 된 웹툰 15종 중 12종이 미국 웹툰이다. 동남아, 일본 등 아시아에선 팝업스토어를, 미국에선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굿즈 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미국은 자체 웹툰을 통해 자생적인 굿즈 시장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라며 “미국 내 소매 브랜드들과 협업해 현지 패션 매장에서 웹툰 굿즈 상품을 내놓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