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빅7' 주가 급락...AI주 조정장?
미국 증시에서 새해 첫 거래일 기술주들이 하락하자 인공지능(AI) 관련주 조정의 시작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2일 뉴욕 증시에서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 메타)'의 주가가 평균 약 2%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2천380억달러(약 311조원)가 증발했다.

지난해 이들 7개 빅테크 기업 주가는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70% 넘게 올랐다.



이에 WSJ은 'AI 행오버'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짚었다. 증시에서 행오버(hangover·숙취)란 파티 후의 숙취처럼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변동성을 의미한다.

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한해 57% 올라 1999년 이후 최고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MS의 선행 주가수익비율(주가를 12개월간 예상되는 총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은 33배를 넘어 지난 5년 평균보다 18% 높았다.

이 회사는 검색 엔진 빙(Bing)에 생성형 AI 챗GPT를 탑재했지만, 지난해 매출 2천180억달러 가운데 AI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MS의 기업 고객 대부분도 AI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파악하는 상황이라 단기투자 또한 제한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기업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은 대체로 AI에 대한 탐색 국면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AI를 통해 의미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은 엔비디아 등 몇개 되지 않는다. 게다가 작년 테크 기업들은 성장 둔화로 대규모 해고와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어도비의 경우 주가가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생성형 AI 모델 제품인 파이어플라이에 대한 기대로 85% 급등했다. 하지만 새 회계연도에 직전 연도와 비슷한 10% 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발표한 이후 주가가 7% 넘게 하락했다. AI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어떻게 실망으로 바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다른 테크 기업들의 주가도 이달 말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비슷한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스코티아캐피털의 패트릭 콜빌 소프트웨어 애널리스트는 "AI 수혜는 많은 이들의 예상보다 늦게 현실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