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입은 '똑똑한' 로봇들…물렁한 케이블 집고 주삿바늘도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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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83474.1.jpg)
산업용 로봇의 ‘뇌’를 ‘로우 코드(Low-code)’로 설치하고, 레고형 셔틀 로봇이 화물을 옮긴다. 로봇 활동 기반인 인공지능(AI) 효율 자체를 올리는 시스템도 있다. 4일 열린 제46회 AI미래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선 유망 스타트업 3개가 각자만의 AI 활용 방식과 시장 침투 전략을 발표했다. 한경 긱스(Geeks)와 AI미래포럼(AIFF), 디티앤인베스트먼트가 스타트업과 투자자를 잇기 위해 마련한 행사다.
물리학 박사가 만든 제조 로봇의 지능
![AI 입은 '똑똑한' 로봇들…물렁한 케이블 집고 주삿바늘도 관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83592.1.jpg)
로봇의 동작은 단순하고 변동 가능성이 없어야 효율이 높다. 질서 있게 정리된 금속 자재는 잘 옮겨도, 이리저리 모양을 바꾸는 산업용 케이블이 무더기로 쌓여있으면 작업이 어려워진다. 박 대표는 ”냉장고 생산에서 필수적인 하네스 케이블 조립 과정이 자동화되지 못한 이유도 비정형 과제를 로봇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딥러닝 기반 심층 모방 학습을 활용하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숙련된 로봇 엔지니어의 노하우도 로우 코드 솔루션으로 녹여내겠다고 했다. 그는 ”산업용 로봇 전용 언어의 집합체를 만들어, 로봇에 대해 잘 몰라도 자동화 체계를 쉽게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물리학 박사 출신이다. 일본 쓰쿠바대와 도쿄대에서 공부했다. 의료 AI 업체 뷰노에서 일한 이력도 있다. 학부 동기이자 한국화낙 로봇 필드 엔지니어로 일했던 백종현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의기투합해 창업에 도전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심층 모방 학습과 로우 코드 솔루션을 결합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제작이다. 대량의 공정 데이터를 학습시켜 AI의 기초 체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박 대표는 “단순한 동작은 로우 코드 솔루션의 명령으로, 심층 작업은 딥러닝 기술로 해결해 2025년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프로토타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1초에 4m…레고 로봇으로 물품 옮긴다
![AI 입은 '똑똑한' 로봇들…물렁한 케이블 집고 주삿바늘도 관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83561.1.jpg)
장 대표는 현직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다. 물류 시스템 분석에 대한 전문지식을 살려 창업에 뛰어들었다. 2015년 회사를 차리고는 SW와 HW 양 측에서 기술력을 키워왔다. 그는 “물품 위치 관리와 장비 상태 추적 SW, 레고 형태 운반 로봇 등을 만들고 있다”며 “관련 특허도 15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25명의 인력 중 15명이 반도체 산업 경력자다.
주력 제품인 레고형 셔틀 로봇 시스템은 로봇과 함께 모듈 랙(선반), 컨베이어, 화물 리프트 등으로 구성된다. 최대 50㎏ 미만의 물품 박스를 보관하거나 이송할 수 있다. 이동 속도는 직진과 후진을 기준으로 4m/s 수준이며, 층고에 맞춤형으로 설치가 가능하다. 장 대표는 “경쟁 상대는 일본과 독일 업체지만, 성능은 월등하다고 자부한다”며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6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속도 3배 끌어올리는 최적화 기술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483475.1.jpg)
자이플래닛의 솔루션은 다양한 AI 모델에 적용이 가능하다. 성능 저하 없이 AI가 결괏값을 내놓는 속도를 올려주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이미지 생성 AI인 ‘스테이블 디퓨전’을 예로 들면, 해당 모델이 사진 1장을 생성하는 속도가 1.57초”라며 “자이플래닛의 솔루션을 적용한 결과, 생성 속도가 0.51초로 단축됐다”고 강조했다. 다량의 GPU가 있어야 하는 폐쇄회로TV(CCTV) AI 모델에서도 속도를 2~3배 향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심 대표는 “최적화에 따른 성능 저하는 1% 미만이고, 오히려 성능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 음성 인식, 누수 탐지, 안티드론 시스템과 유동 인구 분석 등 각종 AI 모델에 대한 적용 실험을 마쳤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판매하고, 최적화 기능을 강화해 GPU 사용량을 3분의 1로 줄이겠다는 것이 올해 계획이다. GPU 사용량이 줄어들면 AI 서비스 비용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심 대표는 “거대언어모델(LLM) 시장 역시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GPU 사용량이 많은 AI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올해를 사업 확장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