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주 송정역에 도착해 경찰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광주 송정역에 도착해 경찰 경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 사진=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경찰의 강화된 보호를 받으며 광주를 찾은 가운데, 야권에서 이를 두고 못마땅하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다. 자당 대표가 피습된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인데, 한 위원장을 향해 "황태자 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이다. 이는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남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광주 송정역 에스컬레이터에서 경찰의 경호를 받고 있는 한 위원장의 사진을 올리면서 "벌써부터 차기 대통령이 다 된 것처럼 한껏 취해 있는 모습"이라며 "용산에 있는 두 사람의 분신 같은 아바타는 '황태자 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맹비난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같은 사진을 올리며 "매우 지나침. 살짝 어이없음. 굳이 왜 하필 광주에서"라고 썼다. 이경 전 상근부대변인도 같은 사진을 올리며 "한동훈 비대위원장 경찰 경호 340명 투입"이라고 적었다. 비판의 메시지는 없었지만, 이 전 부대변인 게시물에 극렬 야권 지지층으로 보이는 네티즌들은 "역시 깡패 기질이 다분하다", "정말 화난다"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이 대표 피습 사건을 두고 여야는 정치 양극화 심화가 원인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런데도 이처럼 진영 간 갈등을 부추기는 메시지는 끊임없이 생산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당 대표의 비극적인 정치 테러 사건마저 본인들 자기 정치에 이용하려 하는 행태 때문에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경찰청은 이날 광주와 충북을 찾는 한 위원장의 현장에 주요 인사 전담보호팀 등을 비롯한 경력 340명을 안전관리에 투입했다. 이에 따라 한 위원장이 이날 광주 송정역에 도착하자마자 형사 점퍼를 입은 경찰 수십명이 한 위원장 곁을 지키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