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PF부실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자구안에 대해 "자신의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닌 남의 뼈를 깎는 노력이 아닌가 의심된다"라며 일침을 가했다.

이 원장은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워크아웃 계획에 대주주의 자금은 단돈 1원도 포함돼 있지 않은데, 태영이 내놓은 자구계획은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자구안이 아닌 오너일가의 자구계획이 아닌가 의구심이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이어 오는 1월 11일 채권단이 태영건설의 자구 노력을 판단하는 1차 채권단협의회가 열리는 것에 대해 "11일 당일와서 이러저러한 방안을 내놓는 것은 맞지 않다"라며 "이번 주말을 넘기면 채권단 설득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영 측이 추가적인 자구안을 내놓을 수 있는 시한은 사실상 이번주까지이고 오는 11일은 워크아웃 여부를 결정하는 최종 기한이 될 것이란 입장을 밝힌 것이다.

태영건설의 정리 수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이 원장은 "담보체계나 수단이 있음에도 그걸 뒤로 숨기는 것은 좋지 않다"라며 "부실을 금융권에 떠넘기는 것보다 합리적인 정리 수순이 맞다는 판단이 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어떤 경우의 수가 생기더라도 시장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이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라며 태영건설로 촉발된 부동산PF 부실의 여파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용훈기자 syh@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