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구감소지역에서 두 번째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1주택자로 간주해 세제 혜택을 주기로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는 내년 5월까지 1년 연장한다. 건설·부동산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어 경기 회복 속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인구감소지역서 '세컨드홈' 사면 1주택자 稅혜택 적용
정부가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서 주택을 취득하는 경우 ‘1주택 특례’를 적용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세컨드 홈 활성화’ 정책이 추진된다. 특례가 적용되면 재산세는 세율 0.05%포인트 인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하 혜택이 적용된다. 종합부동산세는 12억원까지 기본공제가 적용되고, 고령자·장기보유자는 최대 8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양도세는 12억원 이하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 현재 인구감소지역은 인천 강화군, 경기 가평군 등 89곳이다.

정부는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을 작년(25조원)보다 1조4000억원 증가한 26조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중심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률(65%)을 달성할 계획이다. 공공 부문에서는 올해 60조원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올해 상반기 사상 최고 수준의 집행률(55%)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올해 신규 민자사업 발굴 목표는 작년(13조원)보다 증가한 13조7000억원 이상으로 잡았다.

건설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도 유예한다. 8년 만에 재도입하는 비수도권 개발부담금 100% 감면이 대표적이다. 학교 용지 부담금도 처음으로 50%를 감면한다. 올해 적용하기로 예정돼 있던 민간 공동주택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는 내년으로 시행 시점을 미룬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배제 조치는 1년 연장된다.

개발제한구역과 농지, 산지 등 3대 입지 규제도 개선한다. 비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 해제 사업을 추진할 때 해제 요건을 완화해 지역투자를 뒷받침하는 식이다. 기술 변화와 기업활동 등을 고려해 농지와 산지의 토지 이용도 확대한다. 농지의 경우 소멸 위험이 높은 지역에 농촌형 기회발전 특구인 ‘자율규제혁신지구’(가칭)를 도입한다.

정부는 세입자가 전세 또는 월세로 살던 60㎡ 이하 소형주택을 매입하면 올해 1년 한시로 취득세 최대 200만원을 감면해주기로 했다. 임대사업자는 의무 임대 기간을 채우지 않았더라도 올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등에 60㎡ 이하 소형 주택을 1인당 1가구까지 양도할 수 있도록 한다. 올해 매입 목표는 1만 가구 이상이다.

정부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와 같은 지방주택공사의 역할을 키워 3기 신도시의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선호도가 높은 도심에 다양한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이달 주택 공급 종합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