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술지 사이언스가 인공지능(AI) 기반 분석 도구를 활용해 논문에 실린 사진의 조작 여부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사이언스는 4일(현지시간) 홀든 소프 편집장의 사설을 통해 올해부터 AI 사진 분석 도구인 ‘프루피그(Proofig)’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프루피그는 논문 속 사진을 분석해 복제나 회전, 사진 접합, 배율 왜곡 등 비정상적인 점을 가려낸다. 에디터가 프루피그 분석 결과를 살피고, 문제가 발견되면 논문 저자에게 해명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사이언스는 논문을 평가하면서 사진 조작 여부를 맨눈으로 점검했다. 과학계에선 프루피그와 같은 AI 도구들이 의도하지 않은 실수나 사기 행위를 가려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소프 편집장은 “출판을 검토 중인 모든 논문을 대상으로 프루피그 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에 조작된 사진을 활용한 사건은 비일비재하다. 지난해엔 마크 테시에 라빈 미국 스탠퍼드대 총장이 사진 조작 의혹으로 총장직에서 물러났다. 공동 저자로 참여한 논문 12편에서 사진에 손을 댔다는 의혹이 불거진 여파였다.

2020년 중국에선 50여 개 도시의 병원과 의과대학 연구자들이 121개의 서로 다른 논문에서 같은 세포 이미지를 활용해 논문을 작성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기도 했다.

국내에선 황우석 박사가 사진 조작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례가 있다. 그는 2005년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줄기세포 사진을 조작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